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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렸던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사진: 강주현 기자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고려아연과 영풍ㆍMBK파트너스 간 경영권 분쟁이 법적 분쟁으로 격화됐다. 영풍ㆍMBK는 지난 23일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이 호주 손자회사를 통해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것이 불법이라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을 검찰과 공정위에 고발하기로 했다.
김광일 MBK 부회장은 2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려아연의 호주 제련업체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이 임시주총 하루 전 영풍 지분 10.3%를 취득한 행위는 공정거래법상 순환출자 금지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풍ㆍMBK와 경영권 분쟁 중인 최윤범 회장 측은 임시주총 전날 저녁 SMC을 통해 영풍 지분 10.33%를 575억원에 매입하는 기습카드를 꺼내들었다. ‘고려아연→SMC→영풍→고려아연’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만들어 상법 369조 3항을 근거로 영풍의 의결권(25.4%)을 제한한 것이다.
상법 369조 3항에 따르면 A사가 단독 또는 자회사ㆍ손자회사를 통해 다른 B사의 주식을 10% 이상 보유한 경우, B사가 가진 A사의 지분은 의결권이 없어진다. 이로 인해 영풍의 의결권이 제한됐고, 임시주총 승부처로 꼽혔던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과 이사 수를 19명 이하로 제한하는 정관 변경안이 모두 통과되면서 최 회장 측은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그러나 김 부회장은 “SMC가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의결권도 없는 영풍 주식 매입에 575억원을 투입하고 공정위 과징금 등 손해 발생 위험을 방치한 것은 배임”이라며 “가처분을 통해 어제 있었던 결정의 효력없음을 다툴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정거래법은 계열사의 주식을 타인 명의로 취득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순환출자금지 규정을 회피하려는 행위도 해선 안 된다. 여기서 ‘타인’은 외국법인을 부인하지 않는다. 따라서 호주에 설립한 SMC를 통해 순환출자 금지 규제를 우회하려 한다면 탈법 행위로 처벌받는다는 게 MBK 측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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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사진: MBK파트너스 제공 |
영풍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SMC는 외국법인이자 유한회사로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공정거래법 회피를 위해 외국회사를 동원하고서 국내 상법 적용을 주장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반박했다.
영풍ㆍMBK 연합은 전날 영풍의 의결권이 배제된 채 열린 임시주총 결의에 대해서도 가처분 신청을 통해 효력 정지를 다툴 방침이다. 김 부회장은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서 효력이 없다는 점을 다투겠다”며 “3월 정기주총 전 가처분이 인용되면 영풍의 의결권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50년간 평온히 살고 있었는데 범죄자가 뛰어들어왔다. 주거침입을 당했는데 집주인이 짐 싸서 이사하는 게 맞는가”라며 “(최 회장 측의) 어제 주총에서의 행동으로 합의나 협의는 없다고 선언하신 걸로 이해한다”며 최 회장 측과 협상 불가능을 시사했다. 이어 MBK가 영풍의 고려아연 지분을 사들이는 방안도 완전히 배제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간에 연연하지 않고 어떻게든 고려아연 이사회에 들어가서 잘못된 일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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