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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연확장 나선 이재명…비명계는 “일극체제 넘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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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1-30 16:43:47   폰트크기 변경      

김경수ㆍ임종석 당 지지율 정체 비판

비명, “개헌론 추진 필요” 싱크탱크 발족

이재명, 30일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실용주의ㆍ성장’ 강조하며 외연 확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4일 서울 고속터미널에서 설 명절을 맞아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대한경제=조성아 기자] 탄핵 정국에서도 당 지지율이 정체되면서 비명계 잠룡들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일극체제에 대한 비판 발언을 내놓고 있다. 이 대표는 자신의 대표공약인 ‘기본소득’을 멈추고 ‘성장’을 강조하는 실용주의로 전환하며 외연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2심 선고가 이르면 3월로 예상되는 가운데 비명계의 입지가 강화될지 주목된다.

친문계 대표주자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지난 29일 SNS에 ‘과거의 매듭을 풀고 함께 미래로 갑시다’라는 글을 올리고 이 대표와 친명계를 향해 비판 발언을 내놨다. 김 전 지사는 “이 대표는 최근 정치보복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집권세력의 핵심적인 책임과 의무는 통합과 포용이라고 강조했다”며 요구 사항을 밝혔다.

그는 “2022년 대선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와 총선 과정에서 치욕스러워하며 당에서 멀어지거나 떠나신 분들이 많다. 진심으로 사과하고, 기꺼이 돌아오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강성 친명 지지층을 향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욕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폄훼했던 언행들에 대해서는 발언 당사자의 반성과 사과는 물론 당 차원의 재발 방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도 지난 24일 SNS에서 “이재명 대표 혼자 모든 걸 다 잘할 수는 없다. 밀어내지 말고 팔을 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21일에는 “따뜻함을 잃어버리고 대화와 타협을 가볍게 여기고 이재명 대표 한 사람만 바라보며 당내 민주주의가 숨을 죽인 지금의 민주당은 과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김동연 경기지사 역시 지난 24일 스위스 다보스포럼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신뢰의 위기다. 민심이 떠나고 있다”고 직격했다. 지난 27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당이 지난번 총선 이후 겪으면서 단일화된 목소리와 또 하나의 단일화된 구조로 가는 것에 대해서 너무 강조해 왔다”며 이 대표 일극체제를 비판했다.

비명 주자들은 탄핵 정국 속 대두되고 있는 개헌론에 대해서도 이 대표와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대선 ‘대통령 4년 중임제’를 공약했던 이 대표는 최근 개헌론에 대해 “시기상조”라며 유보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반면 비명 잠룡들은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동연 지사는 지난 13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개헌을 통해 제7공화국을 출범해야 한다”며 “지난 21대 대선 당시 후보로서 분권형 4년 중임제 대통령제와 함께 책임총리제를 골자로 한 개헌 등 ‘권력구조 개편’과 ‘정치 개혁’을 주장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4년 중임제 중심의 권력구조 개편을 주장해온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지난 20일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해 국정 운영을 정지시키는 나라는 전 세계에 우리뿐”이라며 “차기 대선은 여야 후보 모두 대통령 권한을 자의적으로 행사할 수 없도록 견제하는 장치를 두자고 약속할 것이며 그중 하나가 개헌”이라고 했다.

박광온 전 민주당 원내대표 등 비명계 전ㆍ현직 의원들은 싱크탱크 ‘일곱번째나라LAB’을 출범시키고 개헌 추진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 23일 창립 기념 심포지엄에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지사, 김진표 전 국회의장 등 문재인 정부 출신과 비명계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이재명 대표는 지지율 정체 타개를 위해 성장을 강조한 실용주의로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다음달 3일 반도체 산업 종사자의 주52시간 상한제 적용에 예외를 두는 것을 골자로 한 반도체 특별법 관련 ‘정책 디베이트’(토론)를 주재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반도체법에 부정적 입장이었으나 이 대표가 최근 실용주의를 내세우면서 법안 통과에 전향적인 입장을 취할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30일 경남 양산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며 ‘친문 끌어안기’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지지율 정체가 계속되면 비명계의 목소리에 더 힘이 실리게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또한 이 대표의 노선 수정에 대해 노동계에서는 비판 여론이 나오고 있어 이 대표의 외연 확장 전략이 대권가도에 주효하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조성아 기자 j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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