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최초공고 이후 3차 정정공고
입찰안내서 등 단순 실수 반복…개찰 한 달 이상 지연
시공사에 민원 해결, 인허가 책임 부여…업계 “이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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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선로를 연결하는 송전탑./사진:연합 |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한국전력 분사 이래 처음으로 책임지는 송전선로 건설공사가 시공사 선정 단계부터 삐걱대고 있다. 해당 사업은 영동양수 발전소의 전력계통 연결을 위한 접속구간 공사로 발전소 준공 전 완수해야 하는 프로젝트지만, 입찰안내서 등 단순 행정 실수가 반복되면서 개찰 일정만 한 달 이상 지연됐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수원은 ‘345㎸ 영동양수 송전선로 건설공사’ 개찰 예정일이었던 지난달 23일 당일 3차 정정공고를 내고, 개찰을 오늘 14일로 연기했다. 지난해 11월 11일 최초공고 이후 입찰안내서 및 현장설명서 등 수정을 이유로 각 11월과 12월 1ㆍ2차 정정공고를 게시한 뒤 한 달 만에 또다시 정정공고를 낸 것이다.
심지어 3차 정정공고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도 않았다. 1ㆍ2차 정정공고만 해도 수정되는 세부사항에 대한 첨부파일이 게시됐지만, 3차 공고에선 추후 정정 내용을 게시하겠다는 내용만 알렸다. 14일로 정한 개찰예정일도 3차 공고를 게시한 날의 14일 뒤로 재변경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물량내역서 양식 등에 일부 수정할 내용이 있어 3차 정정공고를 냈다. 개찰예정일 당일이긴 했지만, 시간상 개찰이 끝나지 않은 상태라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영동양수 송전선로 공사는 한수원이 13년 만에 추진하는 양수발전소 프로젝트의 전력망 연결을 위한 사업이다. 영동양수 변전소와 영동개폐소 구간 등 8.6㎞를 연결하며, 추정가격은 404억8507만원인 종합심사낙찰제 대상 공사다.
양수발전소 준공예정일이 2030년이기 때문에 송전선로는 그 전인 2029년 12월 31일을 준공 목표로 잡고 있다. 하지만 공기가 61개월로 잡힌 사업이라 당장 착공에 들어가도 2030년 3월 이후에나 준공할 수 있다. 지금도 공정 단축을 위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인데, 정정공고와 일정 조정으로 시공사 선정 과정이 한 달 이상 지연된 셈이다.
다른 한편에선 과도한 역무 부여가 논란이 되고 있다. 한수원은 해당 공사 역무에 사업관련 민원처리와 실시계획 승인을 위한 인허가 업무를 계약사가 맡도록 했다. 또한, 송전선로 경과지선정위원회 위원 구성 및 경과지 선정 업무와 용지협의 및 보상 업무도 포함했다.
송전선로 건설 공사에서 민원 해결과 인허가는 발주처가 책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내 전력망 프로젝트 대부분을 수행하는 한전도 시공자에겐 공사 관련 민원 및 안전관리 정도만 맡겨왔다. 그런데 이번 사업에선 가장 중요한 업무를 시공사가 책임지는 셈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사를 진행하면서 발생하는 소음이나 안전 관련 업무는 당연히 시공사가 책임져야 하지만, 사업 민원이나 경과지 선정 역무까지 부여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송전선로 공사의 가장 힘든 점이 민원과 인허가다. 한수원이 그동안 송전선로 프로젝트를 추진한 적이 없어서 시공사에 해당 업무를 맡기는 것 같은데, 사업자들이 얼마나 호응할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대형 종합건설사들은 해당 사업에서 발을 빼고 있다. 민원 및 인허가 등의 사업 리스크가 과도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인지도가 높은 대형사가 민원 업무까지 처리하면서 송전선로 건설 공사를 맡기엔 부담이 크다. 이번 입찰은 검토 단계부터 배제했다”라며, “앞으로 전력망 사업이 이런 식으로 발주되면 소수의 전기공사 전문업체를 제외한 대형 종합건설사는 입찰 참여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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