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AI산업 위기감에 한목소리로 대응책 촉구
이재명, 3일 반도체 토론회서 여론 수렴해 입장 정할듯
與 안철수 AI특별위원장, “AI 추경 편성 합의”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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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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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
[대한경제=조성아 기자] 중국발 AI(인공지능) 딥시크(DeepSeek) 쇼크 여파가 정치권으로도 번지고 있다. 여야는 앞다퉈 국내 AI 산업 위기감을 강조하며 대응 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과 반도체법 등 민생법안 처리의 촉매제가 될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31일 당 ‘AI 3대강국 도약특별위원회’ 주재로 긴급간담회를 열고 딥시크 사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간담회에서 “딥시크 공습이 우리나라에도 위기”라며 “우리 정부도 지난해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혼란한 정국 속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고 지적했다.
권 위원장은 이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아 기술격차가 더 벌어지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면서 야권을 향해 ‘미래 먹거리 4법’이라 지칭한 반도체 특별법과 에너지 3법(전력망 확충 특별법ㆍ고준위 방폐장법ㆍ해상풍력 특별법) 처리를 거듭 촉구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도 “딥시크는 중국의 국가지원 기술 정책이 낳은 선도적 사례”라며 “2월 국회에서 반도체 산업과 전력망 확충, 해상 풍력산업을 위한 법안을 여야가 합의해 반드시 처리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이 반도체법 등 입법으로 대응하자고 강조하고 있는 데 반해 더불어민주당은 ‘추경 편성’ 필요성을 거듭 역설하고 있다. 이 대표는 중국의 딥시크가 AI 개발경쟁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정부가 추경에 AI 개발 지원예산을 담아준다면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1일 SNS에서 “가성비를 내세우는 딥시크의 등장은 ‘쩐의 전쟁’으로 흐르던 AI 개발경쟁에 매우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고, 우리 반도체ㆍ소프트웨어 기업에도 도전과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전폭적이고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보해야 하는 게 있다면 양보하겠다. 정부의 과감한 제안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에는 정부ㆍ여당이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을 반대해 추경 편성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추경 요구 사항에 민생지원금을 포기하겠다고도 언급했다.
여야의 AI 산업 대응 방향성이 서로 엇갈리는 가운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역시 반도체 특별법 등 민생법안 논의 없이 추경 협의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반도체법 등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이 협상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표가 최근 실용주의와 성장을 강조하고 있어 반도체법에 대해 전향적으로 입장을 선회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대표는 3일 반도체 특별법과 관련한 정책 토론회를 주재하고 노동계와 산업계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반도체 특별법의 반도체산업 종사자의 주 52시간 상한제 적용 예외 조항에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이 대표가 지난달 2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반도체 특별법과 관련해 “필요한 조치를 과감하고 전향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고, 최근 딥시크 여파가 더해지며 협상 여지가 높아진 상황이다.
민주당이 반도체 특별법 처리에 합의하고 대신 국민의힘이 민주당이 요구하는 추경 편성에 합의할 경우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AI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철수 의원도 2일 AI 추경 편성의 시급성을 강조하면서 민주당의 요구에 힘을 실었다.
안 의원은 이날 SNS에서 “딥시크 쇼크라는 세계적인 패러다임 변화 앞에서 AI 패권 전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AI 추경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면서 “AI 추경 규모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이 대표 등 누구와도 토론할 수 있으니, AI 추경 규모가 5조든 10조든 정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총 20조 규모의 추경을 여야가 합의 처리하길 제안한다”고 말했다.
조성아 기자 j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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