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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마켓 VIEW] 빅테크 격전지 ‘양자컴’… IBMㆍAWS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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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2-03 05:00:50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심화영ㆍ이계풍 기자] 지난해 말 ‘친 가상화폐’ 성향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고공행진하던 비트코인에 돌연 급제동이 걸렸다. 구글이 양자칩 ‘윌로우(Willow)’를 공개하면서다. 이 칩을 탑재한 컴퓨터가 수퍼컴퓨터로도 10셉틸리언(1셉틸리언ㆍ10의 24제곱)년이 걸리는 계산을 단 5분 만에 풀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비트코인 암호망 붕괴 우려가 급속도로 확산되며 비트코인의 단기 급락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양자 컴퓨터가 빅테크들이 기술 패권을 놓고 벌이는 ‘쩐의 전쟁’의 신(新)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양자의 중첩ㆍ얽힘ㆍ간섭 등 물리현상을 활용해 기존 컴퓨터보다 훨씬 빠르게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서다.

<대한경제>는 양자컴퓨터 분야 전통적 강자인 ‘IBM’과 신흥 강자‘아마존웹서비스(AWS)’를 만나, 이들 기업이 바라보는 시장 가능성과 각사 핵심 기술 및 로드맵 등을 들어봤다. IBM은 자체 하드웨어 개발에 주력하며 시장을 선도하는 반면, AWS는 클라우드 기반 양자컴퓨팅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IBM, 양자컴 오류율 최소화 주력


표창희 한국IBM 상무가 자사 양자컴퓨터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이계풍 기자


“2029년까지 양자컴퓨터의 오류 수정 기술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현재는 특정 분야에서만 활용되는 ‘유틸리티 단계’지만, 5년 안에는 시스템이 안정화되며 활용 범위가 크게 확대될 것입니다.”

표창희 한국IBM 아시아·태평양 지역 퀀텀 엔터프라이즈 영업 총괄상무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양자컴퓨터의 미래를 이렇게 전망했다. IBM은 이미 클라우드를 통해 기업, 기관, 연구소, 대학교 등에 양자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IBM은 양자컴퓨터 분야의 개척자로 평가받는다. 1985년 연구를 시작해 1997년 세계 최초로 2비트 양자컴퓨터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까지 전 세계에 75대가 넘는 양자컴퓨터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최근 연세대학교에 도입된 국내 첫 양자컴퓨터도 IBM 제품이다.

IBM은 ‘초전도체 큐비트’ 방식의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영하 270도의 극저온 상태에서 전기 저항이 없는 상태로 전류를 순환시키는 방식이다.

“초전도체 방식은 아이온큐ㆍ허니웰 등의 이온트랩(이온을 전기장으로 포획), 사이퀀텀ㆍ제나두의 광자(빛을 큐비트로 사용), 디웨이브의 양자 어널링(에너지 상태를 낮춰 최적화 문제 해결) 등 다른 기술들과 비교해 확장성이 뛰어납니다. 큐비트 수를 늘리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죠.”

큐비트 수가 증가할수록 연산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진다. 1큐비트는 일반 1비트보다 2배, 2큐비트는 4배, 4큐비트는 16배 빠른 연산이 가능하다.

다만 초전도체 방식의 약점은 오류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IBM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로스(Gross) 코드’라는 새로운 오류 수정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기존 대비 10배 효율적으로, 오류 수정에 필요한 큐비트 수를 3000개에서 288개로 대폭 줄였다.

표 상무는 “IBM은 이미 1000큐비트급 양자컴퓨터를 개발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는 오류율을 최소화하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AWS, 극저온 기술 등 지속 연구


시모네 세베리니 AWS양자컴퓨팅 디렉터가 양자컴퓨팅 분야의 클라우드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AWS코리아 제공


“망원경으로 우주를 탐구하듯, 양자컴퓨터를 통해 물리학의 본질에 접근하면서 새로운 산업이 탄생할 수 있습니다. 상업화 시점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이 여정 자체에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시모네 세베리니 AWS 양자컴퓨팅 디렉터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양자컴퓨터 개발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AWS는 2019년 클라우드 기반 양자컴퓨팅 서비스 ‘브라켓(Braket)’을 출시했다. 현재 JP모건, 에어버스, BMW 등이 활용 중이다.

“현재 양자컴퓨터는 실험 단계이고 가격이 매우 높아 구매 리스크가 큽니다. 온프레미스로 구축하면 6개월 만에 구식이 되어버리죠.”

AWS는 2021년에 양자컴퓨팅센터(CQN)를 설립하고, 전문가, 기술·컨설팅 파트너, 산학이 연계된 아마존 양자 솔루션 랩을 개설했다.

세베리니 디렉터는 양자컴퓨터의 활용 가능성을 박테리아의 암모니아 생산공정 시뮬레이션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전통적 컴퓨터로는 불가능한 시뮬레이션도 양자컴퓨터는 상대적으로 적은 큐비트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더 나은 배터리와 고온 초전도체 등 신소재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죠.”

AWS는 현재 양자 오류 수정, 양자 시뮬레이션, 극저온 기술 등을 연구하고 있다. 1000억 번의 양자 연산당 1번으로 오류율을 낮추는 것이 목표다.

“큐비트 수를 늘리는 것에서 나아가 오류 정정도 균형있게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양자 오류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습니다.”

다만 그는 양자컴퓨터의 역할을 신중하게 전망했다. 세베리니 디렉터는 “현재 양자컴퓨터는 초기 시제품 단계”라며, “모든 문제를 더 빠르게 해결하는 것도, 수퍼컴퓨터를 대체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심화영ㆍ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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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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