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부과에 환율 또 급등…물가에도 상방압력 전망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이번주 소비자물가 추이가 발표되는 가운데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부터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 등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향후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3일 경제부처에 따르면 통계청은 오는 5일 ‘올해 1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한다.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1.3%까지 떨어졌으나 최근 고환율로 다시 상승하는 추세다.
이는 지난해 10월 말 미국 대선 사전 투표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이 유력해지자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았던 그의 공약에 달러가 강세를 나타냈고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한 결과다.
앞서 지난해 물가 상승률은 △1월(2.8%) △2월(3.1%) △3월(3.1%) △4월(2.9%) △5월(2.7%) △6월(2.4%) △7월(2.6%) △8월(2.0%) △9월(1.6%) △10월(1.3%) △11월(1.5%) △12월(1.9%) 등을 기록했다.
게다가 트럼프가 오는 4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관세를(캐나다산 석유·천연가스는 10%), 중국 제품에는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달러 강세는 계속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20원 가까이 뛰어 약 3주 만에 다시 장중 1470원대를 돌파했다.
환율이 시차를 두고 수입물가, 생산자물가 등에 반영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물가엔 당분간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환율은 석유류에는 바로 영향을 끼치지만 다른 품목에는 1~3개월의 시간을 두고 서서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16일 “환율이 1470원대까지 오르면서 물가 걱정이 컸다”며 “당초 예측했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9%보다 0.15%포인트(p) 오른 2.05%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환율에 유가까지 오른다면 물가상승률은 더 높아질 수 있다. 당국에서는 물가상승률이 목표범위(2%) 내외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경계심을 갖고 지켜볼 방침이다.
한편, 올해 1월의 경우 전년 석유류 가격이 낮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 설 성수품 수요 등이 물가에 상방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12월 물가 점검회의에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의 고환율 등으로 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당분간 2%를 밑도는 수준에서 안정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