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승수 기자] 건설사의 폐업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반면 건설업 신규 진입이 둔화되고 있는 것은 ‘3저3고’ 여파다.
SOC(사회기반시설) 예산 축소와 이에 따른 일감 감소, 일감 부족으로 인한 자금난이라는 3저의 악순환은 건설사들을 폐업으로 내몰고 있다.
올해 SOC 예산은 25조4000억원으로 전년(26조4000억원) 대비 1조원가량 축소됐다.
당초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교통 SOC를 중심으로 1조원 정도 증액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야당의 감액예산안 처리로 인해 증액이 물건너가게 됐다.
SOC 예산 감소는 일감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SOC 예산이 계속사업 중심으로 편성될 경우 신규 사업은 더욱 쪼그라들게 된다.
이런 일감 부족은 건설사의 수익성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
가뜩이나 적정공사비가 확보되지 않은 가운데 신규 일감을 확보하지 못하면 건설사의 외형은 물론 자금이 부족해져 내실 악화도 불가피하다.
3저와 함께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 등 이른바 3고도 자잿값 인상, 인건비 상승, 자금조달 부담 가중 등으로 직결되며 건설사의 경영환경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건설업은 환율과 물가, 금리에 예민하다. 고환율과 고물가는 자잿값 인상과 인건비 상승을 초래하고, 고금리는 유동성 확보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실제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수입자재가격이 들썩였다.
지난달 건축현장에서 고급 내·외장재로 활용되는 수입 석제품의 원화기준 수입물가지수는 132.57로 전년(122.61)보다 크게 상승했고, 건설현장에서 자주 활용되는 합판의 수입물가지수도 지난 2023년 12월 103.54에서 환율 상승이 본격화한 작년 12월 118.50으로 껑충 뛰었다.
그나마 대형건설사는 자잿값 상승과 고물가 등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자금력이라도 있지만, 영세한 중소 규모의 건설사들은 3저3고에 버텨낼 재간이 없는 것이다.
3저3고는 건설경기 체감지수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 1월 건설경기 종합전망지수는 68로 전월 종합실적지수(71.6)보다 3.6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체감경기가 얼어붙고 있는 것은 결국 일감이 줄어든 여파로 분석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산업을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이 계속해서 나빠지고 있어 걱정”이라며 “최근에는 트럼프가 관세 전쟁을 본격화하면서 그 여파가 건설업계로 미치지는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승수 기자 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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