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 중인 광주도시철도 2호선 1단계 현장 모습 |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광주광역시 도시철도건설본부가 ‘특정공법’을 통해 지역 조합에 일감을 몰아주려 했던 당초 계획을 철회하고, 건설사가 직접 복공판과 강재흙막이판을 구매하도록 결정했다. 조합 제품에 대한 품질 우려에도 불구하고, 제품 구매를 강요받았던 건설사들은 한숨 돌린 분위기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광주시 도시철도건설본부가 광주도시철도 2호선 2단계 공사의 특정공법 자재로 선정된 ‘구조용금속판넬제작협동조합’의 복공판과 강재흙막이판 납품 협약을 해지하고, 지난 3일 시공사에 관련 자재를 직접 구매ㆍ조달하라는 방침을 전달했다.
구조용금속판넬제작협동조합은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건설공사를 계기로 지역 강재 제작 전문업체 11개사가 결성한 협동조합이다.
조합은 2019년 광주도시철도 2호선 1단계 사업 발주를 앞두고, 복공판과 강재흙막이판 관련 특허를 취득한 후 ‘광주형 복공판’으로 홍보하며 특정공법 제도를 통해 1단계와 2단계 공사의 자재 납품권을 싹쓸이했다.
특히 1단계 공사 과정에서 이미 복공판 품질 불량 논란이 불거졌음에도 광주시가 2단계 공사에까지 조합 제품 사용을 강제하며 건설업계에서는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한경제>는 2023년 11월 특정공법으로 지정된 조합의 복공판 관련 특허의 문제점을 분석 보도해(‘광주형 복공판’카르텔...입찰 보이콧 불렀다)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본지가 2020년 12월 광주시가 제작한 ‘광주도시철도 2호선 2단계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특정자재(복공판) 제안서 비교 분석’보고서를 입수해 확인한 결과 특정공법으로 지정된 조합의 특허는 ‘이액형 노면표지용 도료 조성물’ 특허였다.
아스팔트 도로 노면에 뿌리는 도료 배합에 대한 특허로 철강재인 복공판에 사용하는 도료 특허가 아니었다. 심지어 해당 특허조차 조합이 취득한 것이 아니라, 2017년 전남 담양군에 소재한 E사가 취득한 후 권리기준의 일부를 조합에 이전한 특허였다. 자체 개발한 특허만 인정하는 특정공법 심의 원칙에도 위배된 셈이다. 이 때문에 복공판 업계에서는 광주시와 조합 사이의 유착관계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보도가 나간 후 시공 안전성을 우려하는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복공판 제품 변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특히 조합이 특정공법으로 지정된 자재라는 점을 앞세워 복공판 및 강재흙막이판 가격 인상을 일방적으로 요구하며 착공이 지연되는 일까지 빚어졌다.
이에 광주시 도시철도건설본부는 지난 1월 관급자재였던 복공판 및 강재흙막이판을 사급자재로 전환을 결정했다. 조합 제품에 특정공법 지위를 박탈하고, 건설사가 직접 제품을 비교 선택해 구매하도록 한 것이다.
2호선 1단계를 시공 중인 A사 관계자는 “조합 복공판이 시중 제품보다 중량이 많이 가볍다 보니, 차량 통행 시 소음이 크고 특히 비만 오면 미끄러짐 사고가 자주 발생해 현장 운영이 어려웠다”라며, “그럼에도 광주시가 사용을 강제한 자재이다 보니 제품 불량을 지적해도 수용되지 않았다. 2단계 공사에서라도 제품 선정 자율권이 주어져 다행”이라고 전했다.
2단계 사업을 수주한 B사는 “조합 제품으로 공급처가 일원화되면 가장 큰 문제가 제품 수급이 안정적이지 않아 공기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라며, “공구마다 상황은 다르겠지만, 복공판 같은 경우는 건설사가 직접 조달하는 편이 훨씬 경쟁력이 있다. KS인증 제품으로 공신력 있는 제품을 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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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공법으로 지정된 구조용금속판넬제작협동조합의 복공판. 이음새가 크게 벌어지는 등 들뜸 현상이 심각하다 |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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