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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가자지구 미국이 소유…관광지로 개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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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2-05 16:46:27   폰트크기 변경      
관세, 그린란드ㆍ파나마운하 이어…전쟁 없는 ‘新팽창주의’ 전방위 확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APㆍ연합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벌어졌던 가자지구를 미국이 직접 소유해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전쟁터를 ‘휴양지’로 바꿔 분쟁 종식과 경제 활성화ㆍ주거 공급 확대를 이루겠다는 것으로, 명분보다 경제적 실리를 중시하는 트럼프 특유의 외교 전략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동시에 그린란드와 파나마 운하에 이어 전쟁 없이 미국의 영토와 경제 무대를 확장하겠다는 트럼프식 ‘팽창주의’의 연장선상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캐나다ㆍ멕시코에 대한 ‘관세’ 이슈처럼 고강도 압박과 상식 밖 요구를 통해 실리를 챙기는 ‘미치광이 전략’의 일환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를 ‘죽음과 파괴의 상징’이라고 표현하며 “삶을 살 기회를 한 번도 가지지 못한 사람들에게 삶의 기회를 주고 싶다”고 밝혔다.

트럼프 발언의 핵심은 가자지구에 대한 미국의 ‘실질적 지배’다. 가자지구 주민들을 요르단과 이집트 등으로 이주시키고 미국이 가자지구 영토를 점령해 장기적으로 소유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우리는 가자지구를 소유할 것이며 현장의 모든 위험한 불발탄과 다른 무기의 해체를 책임질 것”이라며 “부지를 평탄하게 하고 파괴된 건물을 철거하고, 지역주민에게 일자리와 주거를 무한정으로 공급하는 경제 발전을 일으킬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어 “가자지구의 잠재력은 믿기 어려울 정도”라며 ‘중동의 리비에라’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리비에라는 ‘해안’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바닷가 관광지를 상징하는 표현이다.

그는 특히 미국이 가자지구에 일자리를 만들고 재개발을 마치면 전 세계 사람들이 그곳에 거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잿더미가 된 가자지구에 200만 팔레스타인인이 거주하는 게 불가능하다며 ‘한 곳 이상’ 새로운 장소로 영구 이전하게 하고 가자지구는 미국이 가지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요르단, 이집트 등 주변국들이 필요한 땅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인 트럼프는 분쟁국가ㆍ지역의 ‘관광화’ 등 경제적 개발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구상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취임 첫날인 지난달 20일에는 북한에 대해서도 “엄청난 콘도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많은 해안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트럼프의 근본적 관심은 실질적인 영토 확장과 지배가 아닌 관광지 수익 등 경제적인 ‘실익’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제 이주’ 카드 등으로 팔레스타인 등 주변국가를 압박한 뒤 개발권 등을 얻어내려 할 것이란 분석이다.

그린란드 문제 역시 자원 개발 등에서 미국의 우선권을 보장해 줄 것을 관할권을 가진 덴마크에 요구할 수 있다. 파나마 운하는 미국 선박의 운하 통행료 인하 또는 운하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배제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의 발언에 이스라엘은 환영했지만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주변 국가들이 모두 강하게 반발하며 트럼프발 ‘글로벌 외교전쟁’ 파장이 중동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마스도 즉각 반발 성명을 내고 “이 지역에 혼란과 긴장을 조성하는 레시피”라며 “필요한 것은 우리 국민에 대한 점령과 침략을 종식하는 것이지, 그들을 땅에서 몰아내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중동 이슬람권 맹주격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외무부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인을 쫓아내려는 모든 시도를 거부하며, 팔레스타인 국가를 창설하지 않고는 이스라엘과 관계를 수립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주요 외신들도 ‘충격적’, ‘기괴하고 전례 없는 비전’이라며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영국 가디언지는 트럼프가 “팔레스타인에 대한 인종 청소를 사실상 지지한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이는 규범을 파괴하는 그의 대통령직의 기준에 비춰도 충격적인 발표”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세계 지도자라기보다는 ‘부동산 개발업자’에 더 가깝게 말하고 있다고 비평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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