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ㆍ2심 원고 패소→ 대법, 파기 환송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카페 등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디지털 음원을 재생하는 것은 공연권 침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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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이인식 기자 fever@ |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롯데GRS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9일 밝혔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도 협회가 LG전자와 탐앤탐스를 상대로 낸 같은 취지의 소송 상고심에서 마찬가지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 환송했다.
협회는 2008년 매장음악서비스 제공업체인 A사 등과 음악 저작물을 웹캐스팅(온라인상 실시간으로 공중이 동시에 수신하게 할 목적으로 제공하는 것)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후 A사 등은 음원 유통사들로부터 판매용 음원을 구매해 자신들의 서버에 저장한 뒤 2013~2016년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와 엔젤리너스 등 프랜차이즈 매장에 음원을 제공했다.
그러자 협회는 롯데GRS가 자신들의 허락을 받지 않고 매장에서 음원을 재생해 공연권을 침해했다며 8억여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A사 등이 협회가 관리하는 음악 저작물의 공연권에 대한 이용 허락을 받지는 않았다는 이유였다.
재판 과정에서는 A사 등으로부터 제공받은 음원 파일을 매장에서 재생하는 행위가 저작권법 제29조 2항에 따라 ‘판매용 음반을 재생해 공중에게 공연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저작권법 제29조 2항은 “청중이나 관중으로부터 해당 공연에 대한 대가를 받지 않는 경우 상업용 음반 등을 재생해 공연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1ㆍ2심은 이 규정을 근거로 매장에서 고객을 위해 무상으로 음원을 재생한 것은 공연권 침해가 아니라고 보고 롯데GRS에 손해배상 책임이나 부당이득 반환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1ㆍ2심의 판단을 뒤집었다. A사 등이 제공한 음원은 ‘판매용 음반’이 아니어서 해당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판매용 음반이란 시중에 판매할 목적으로 제작된 음반을 의미하는 것으로 제한해 해석해야 한다”며 “이 사건의 음원 파일은 시중에 판매할 목적이 아니라 매장음악서비스를 위한 목적으로 음(音)을 디지털화한 것을 복제한 것이므로, 구 저작권법 제29조 2항에서 말하는 판매용 음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특히 “원고의 공연권이 구 저작권법 제29조 2항에 따라 제한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 등이 A사 등으로부터 웹캐스팅 방식으로 제공받은 음원 파일을 매장에서 재생하는 행위는 원고의 공연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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