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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임성엽 기자]“건설산업은 현재 서울을 유지하고 미래를 설계하는데 가장 중요한 동력 중 하나다”(지난해 12월16일 비상경제회의에서 오세훈 시장 발언 일부)
서울시 공공건설산업이 암흑기였던 지난 10년을 뒤로하고 드라마틱한 변화를 겪고 있다. 공공건설 분야 규제철폐 행보는 건설업계를 바라보는 시의 관점이 반건(反建)에서 지건(知建)으로 변화한 상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부임 후, 시는 건설업계를 사회간접자본(SOC) 확충과 지역경제 성장을 뒷받침하는 파트너로서 바라보기 시작했다.
9일 건설업계와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형 공사비 할증제도 도입’은 선제적, 적극 행정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그도 그럴 것이,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 어느 곳에서도 말로는 적정 공사비 확보를 외치지만, 실제 제도화를 약속한 사례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공사비 할증이란 시의 특성을 고려해 정부 기준 이상으로 공사비를 추가해 반영해주겠다는 게 골자다. 그동안 서울 관내 도심지 공사는 건설업계에선 수주하고도 주저할 만큼 고난도 공사로 꼽혀왔다. △골목길 △도심공사 굴삭기 운용 △주택가 작업시간 제한 △자동차 전용도로 등에서 펼쳐지는 공사엔 대규모 민원부터 자재관리까지 비용 상승을 압박하는 요소들이 산적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역 한적한 농촌 시골에서 진행하는 공사와 대심도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사업비용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할 순 없다”며 “기본적으로 도심지 지하공간 공사 할증을 대폭 인정해줘야 하는데, 과거 서울시는 오히려 더 공사비를 줄여서 발주해왔다”고 말했다.
이에 이번 서울형 공사비 할증 결정은 서울시가 업계의 실질적인 어려움 해결에 총대를 멨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시 공무원 스스로 위험부담을 무릅썼기 때문이다. 공직사회에선 어떤 이유에서든 예산 증액시도는 소관 공무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실제 계약법령에 근거, 물가변동에 따른 설계변경(E/S)조차 추진하기가 어려운 게 공직사회다. 정당한 공기연장에 따른 간접비조차 ‘소송’을 통해 받아가라는 통보도 비일비재하게 이뤄진다.
건설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서울시의 행보는 친건(親建)이 아닌 지건(知建)”이라며 “지금도 예산 당국에선 건설업계 상황을 ‘앓는 소리’ 격으로 치부하고, 집행기관은 관행적으로 공사비를 삭감하고 있다. 서울시는 그만큼 업계의 위기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제도개선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의 직접시공 50% 규칙 철폐 또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책적 유연성에 기반을 둬 이뤄졌다. 종합건설사의 직접시공 확대는 분업화된 생산체계 구조상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22년 직접시공 50% 제도 도입 후 공사비용 폭증, 관리부재로 인한 시공품질 저하 등 갖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종합과 전문을 포함한 범 건설업계에선 직접시공 철회를 요청해 왔다.
이처럼 선의로 만든 제도가 업계 혼란과 어려움을 일으킨 상황에서, 오 시장은 회피하지 않고 수용할 줄 아는 ‘용기’를 발휘해 정책완성도를 더 높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연말 열린 비상경제 회의에서 “건설산업은 도시 인프라를 제공해 시민 편의를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 지역경제와 민생을 지탱하는 참으로 중요한 산업”이라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현장을 지키는 업계 종사자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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