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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성장해야 나눌 수 있다”는 이 대표, 법안 통과로 진정성 입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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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2-10 16:34:50   폰트크기 변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경제성장의 의미로 ‘성장’이란 단어를 25번 외쳤다. “회복과 성장” “공정 성장” 등이 그 예다. “성장해야 나눌 수 있다”는 발언은 우파 경제학의 핵심인 ‘선성장 후분배’ 원칙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그간 기본소득론을 주장하며 분배정책을 중시해온 이 대표로선 확연한 유턴이다. 고정 지지층을 의식해 ‘회복’과 ‘공정’이란 단어를 앞세웠지만 사실상 ‘분식’에 불과하다.

이 대표 말대로 지금은 “유례 없는 위기” 상황이다. “상상조차 불가한” 비상계엄 충격이 크게 기여한 것도 사실이다. ‘1%대 저성장’ 수렁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선 본인 말대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여야 법안을 가릴 필요가 없다.


그간 여당은 성장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법안들을 다수 내놓았지만 야당 반대로 대부분 발목이 잡혀 있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 수요전력 적기공급을 위한 국가기간전력망확충법안, 사용후핵연료 관리시설 확보를 위한 고준위방폐장특별법안 등이 대표적이다. 반도체 R&D 주52시간제 예외 조항이 논란인 반도체특별법안도 이 대표 발언대로 ‘노동시간 유연화’ 범위 안에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성장의 핵심 주체는 기업이다. 기업가정신을 위축시키는 법안은 철회돼야 마땅한 이유다. 이사의 충실 의무 확대로 소송 남발이 우려되는 상법 개정안, 불법 파업을 조장하는 일명 ‘노란봉투법’ 등이 그것이다.

이 대표의 우클릭 행보는 조기대선에 대비한 중도층 표심 끌어안기 전략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말로만 성장을 외칠 게 아니라 실천을 통해 진정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야권이 대통령 탄핵심판을 재촉하는 만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2월 임시국회에서 본인이 제시한 ‘성장률 3% 달성’ 기반이 될 법안들을 처리한다면 국민들도 이 대표를 다른 각도에서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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