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디플레이터 적용 공사비 반영
총 사업비 2.1조→3조원 상향 기대
“특례 신설로 민투심 재심사서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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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건설 컨소시엄이 제안한 잠실 마이스 복합개발 조감도. /사진 : 서울시 |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잠실운동장 일대를 스포츠ㆍ마이스(MICE) 산업 중심지로 탈바꿈시키는 ‘잠실 마이스 프로젝트’의 사업비 협의가 이르면 다음 달에 마무리된다. 급등한 공사비 물가를 사업비에 반영해 총 사업비는 당초 2조1600억원에서 3조원 가까이로 늘어날 전망이다.
1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와 기획재정부는 최근 잠실 마이스 조성 사업비 증액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 고위 관계자는 “최근 사업비 증액을 놓고 기재부와 최종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며 “이르면 3월 내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잠실 마이스 조성사업은 서울 송파구 잠실운동장 일대 35만7576㎡ 부지에 코엑스 3배 크기의 컨벤션 시설과 3만3000석의 야구장, 1만1000석을 갖춘 다목적 스포츠시설 등을 조성하는 민간개발사업이다. 당초 총사업비는 2016년 기준 2조1672억원이다. 한화 컨소시엄이 이를 부담하고, 40년간 운영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서울시는 최근 급격히 상승한 공사비 반영을 기획재정부에 건의해왔지만, 물가 반영기준을 두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시 고위 관계자는 “기재부 논의 과정에서 많게는 약 6000억원 가까이 사업비 미스매치가 있었다”고 전했다.
협상이 물꼬를 튼 것은 지난해 10월 정부가 ‘민간투자활성화방안’을 발표한 이후다. 정부는 BTO(수익형 민간투자사업)에 소비자물가지수(CPI) 외에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 상승률을 일부 반영하기로 했다. 기본적으로 GDP 디플레이터를 적용하고 소비자물가지수와의 증가율 차이가 4%포인트 이상 벌어지면 평균값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물가 인상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사업 단위로 어떻게 적용할지 접근이 어려웠는데, 기재부가 이러한 제도를 만든 것은 굉장히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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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마이스 복합개발 조성사업(안) 조감도 / 자료 : 서울시 제공 |
정부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건설투자 GDP 디플레이터 상승률은 16.4%이고, CPI 상승률은 7.6%다. 이에 정부는 양 지수 상승률을 고려해 잠실 마이스 사업비 증액에 반영할 예정이다.
현행 민간투자사업기본계획 58조는 사업추진 단계에서 총사업비가 100분의 20 이상 증가하면 민자적격성 재조사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이 역시 사업비 증액의 걸림돌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적격성 재조사에서 제외하는 특례가 신설되면서 사업비 협상 타결에 기여했다.
정부 관계자는 “수익형 민자사업 건설비용 급등 관련 특례에 따라 아직 실시협약이 체결되지 않은 사업은 민투심을 받지 않고도 주무관청에서도 사업비를 변경할 수 있게 됐다”며 “현재는 협의 절차가 빠르게 진행돼 거의 마무리 수순에 있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이 사업의 총 사업비는 3조원 가까이로 크게 증액될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3조원에 이르는 투자비가 민간에서 일어나는 프로젝트로, 국가 경제 활성화는 물론 일자리 창출 등 파급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잠실 마이스 사업은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들이고 있는 ‘경제 올림픽’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1988 서울올림픽’ 경기장 재활용과 잠실주경기장 리모델링, 잠실 마이스 조성, 광화문 등에 임시경기장 추가 설치를 통해 약 5조원으로 대회 개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잠실 마이스 조성 사업비 확정 후 실시협약과 한국개발연구원(KDI) 적격성조사 절차를 올 상반기 내로 속도감 있게 마무리하고, 당초 예정된 2026년 착공과 2032년 준공을 차질없이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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