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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대형 IP를 TV, 모바일로 이원화한 첫 프로그램 '겟잇뷰티'. /사진: CJ ENM 커머스부문 제공 |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모바일 전환 전략이 홈쇼핑업체의 실적을 갈랐다. 단순히 모바일로 상품을 판매하는데 그치지 않고 모바일, 온라인, TV생방송을 아우르는 멀티 채널 전략으로 대형, 유망 브랜드를 다수 확보했는지에 따라 외형 성장과 수익성 모두 판가름났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TV홈쇼핑 업체 중 CJ온스타일이 지난해 매출, 영업이익 신장률에서 1위를 기록했다.
CJ온스타일은 지난해 매출 1조4514억원, 영업이익 832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8.49%, 20% 성장했다. 성장률 뿐 아니라 매출만 봐도 4개(CJ온스타일ㆍGS샵ㆍ현대홈쇼핑ㆍ롯데홈쇼핑) 중 최대였다. 영업이익은 GS샵이 1071억원으로 가장 많았지만, 전년(1179억원)보다 감소하며 실적이 빛이 바랬다.
현대홈쇼핑은 매출 1조926억원, 영업이익 618억원으로 각각 1.7%, 37.7% 늘며 두 번째로 성장 폭이 컸다. 롯데홈쇼핑은 매출 9249억원으로 전년보다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98억원으로 6배가량 늘었지만 2023년 새벽방송 송출이 중단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컸다.
CJ온스타일이 홈쇼핑업계에서 독보적인 성장을 이뤄낸 데는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를 활용한 멀티 채널 전략이 주효했다. CJ온스타일은 펜데믹 시기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TV 시청인구가 증가할 때부터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를 중장기적으로 준비했다. 30∼40대 젊은 고객을 유입하고 기존 TV홈쇼핑에서 다루지 않은 신진, 인디 브랜드를 포섭하는데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만큼 적합한 채널이 없다고 판단해서다.
2022년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거래액이 1393억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엿본 후 지난해에는 대형 지적재산(IP)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유명 연예인이 직접 상품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형태로 팬덤 효과까지 노렸다. ‘겟잇뷰티’는 목표 거래액 대비 160% 높은 성과를 거뒀다. 배우 안재현이 출연하는 ‘잠시실내합니다’는 30∼40대 비중이 78%에 달하며 고객 다양화를 이끌었다. 배우 한예슬의 ‘오늘 뭐 입지’는 숏폼 조회수 총 1010만회를 기록, 방송당 거래액은 7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CJ온스타일의 성공적인 모바일 전환 모델은 홈쇼핑업계는 물론 CJ그룹 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최근 CJ온스타일 본사를 찾아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를 신성장동력으로 발굴, 육성한 점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이 회장은 매년 그룹 전체가 배울만한 사업모델과 일하는 방식을 가진 조직을 직접 찾는다. 이 회장은 이날 국내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해외로 확장할 것도 주문했다. CJ온스타일은 지난해 10월 미국 아마존과 협력해 국내 화장품 협력사의 해외 진출 지원을 돕기 시작했는데, 올해는 이 부문에서도 구체적인 성과를 낼 전망이다.
CJ온스타일은 올해도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의 대형 IP 프로그램에 집중하고 다양한 외부채널과 연계에 나선다. 지난해 3232억원을 기록한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거래액을 2027년 8700억원까지 키우는 게 목표다.
경쟁사들도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로 차별화에 나선다. 현대홈쇼핑과 롯데홈쇼핑은 해외 매장에서 직접 상품을 소개하는 라이브 커머스를 시작했다. GS샵은‘통합채널사업부’를 신설하고 TV와 데이터 홈쇼핑,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와 온라인몰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데 주력한다.
업계 관계자는 “TV시청 인구는 감소하지만 자체 모바일 앱, 유튜브 등 활용할 수 있는 채널이 늘어 상품 기획력, 영상 제작 능력을 활용해 차별화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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