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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인허가 물량 14년來 최저…고사 위기 내몰린 중소 설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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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2-14 05:00:23   폰트크기 변경      

민간 주택 건축 물량 곤두박질

지방 업체는 ‘개점휴업’ 상태

해체감리ㆍ신사업에 눈 돌려



[대한경제=전동훈 기자] 지난해 주택 인허가 실적이 1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민간 건축 물량이 크게 줄면서 중소 설계사들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수도권 대비 일감이 부족한 지방업체들은 사실상 줄도산 위기에 직면했다는 분석이다.

13일 국토교통부의 ‘2024년 12월 기준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인허가 건수는 총 42만8244가구로,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인 2023년(42만8744가구)과 엇비슷한 수준이지만, 공공부문 인허가 실적이 7만7891가구에서 12만9047가구로 66%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같은 기간 민간 부문은 35만853가구에서 29만9197가구로 14.7% 감소했다.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부문의 인허가 실적 감소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지난해 비아파트 인허가 실적은 3만7321가구로, 전년(5만1132가구) 대비 27% 급감했다. 코로나19 시기 저금리 환경에서 대출을 통한 건축 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했으나, 최근 금리 상승과 아파트 선호 현상과 전세 사기 사태 여파로 시장이 크게 침체되면서다.

이 같은 시장 상황은 비아파트 설계용역을 주요 수입원으로 삼아온 중소 건축사무소들의 생존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서울의 한 중소 건축사사무소 A사 대표는 “사무실 임대료조차 부담하기 힘들 정도로 매출이 줄어 2년 연속 신입 채용을 중단하고 기존 직원들도 정리하고 있다”며 “30대 직원들에게는 이직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역별 양극화도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서울과 경기의 주택건설 인허가 실적은 전년 3만8633가구에서 4만5975가구, 13만5692가구에서 16만983가구로 각각 증가했다.

반면 대구(1만4359가구ㆍ이하 2023년도→3227가구ㆍ이하 2024년도), 광주(1만1775가구→5443가구), 울산(1만4469가구→4122가구), 전남(1만9523가구→5790가구) 등 지방 도시들의 실적은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

대구 소재 중소 건축사사무소 B사 대표는 “휴ㆍ폐업 신고 절차가 복잡하고 재개업 시 새로운 노력을 들여야 하기 때문에 형식적으로만 문을 열어두는 업체가 늘었다”며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것뿐, 지방의 작은 설계사들은 실질적 도산 상태”라고 전했다.

민간 시장이 얼어붙자 중소 건축사사무소들은 앞다퉈 공공 건축시장에 문을 두드리는 분위기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과당 경쟁’ 탓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상설계공모 1건에 많게는 수백개 업체가 몰리면서다.

서울 소재 중소 건축사사무소 C사 대표는 “현상설계의 경우 공모안을 마련하기 위해 큰 비용을 지출해야 하다 보니 내부에서는 경기가 회복할 때까지 아예 아무 사업도 벌이지 말자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에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해체공사 감리용역이나 기획설계 용역으로 눈을 돌리는 중소업체가 늘었다.

해체공사 감리용역 입찰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기관이 주관하는 교육과정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하는데 수요가 폭증하면서 ‘티케팅’ 경쟁까지 벌어진다. 광주 소재 중소 건축사무소 D사 대표는 “교육 신청 사이트 오픈 이후 2~3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건설경기 의존도를 낮추고 새 수익원을 발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남 소재 중소 건축사무소 E사 대표는 “단순 용역 수주 위주의 성장 전략은 한계에 봉착했다”며 “건축사사무소가 지닌 전문성을 바탕으로 공간 브랜딩 등 신규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전동훈 기자 j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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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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