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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아이오닉9./사진: 강주현 기자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현대자동차의 첫 대형 전동화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아이오닉9은 미래 모빌리티 시대 화두인 ‘이동하는 공간’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전장 5060㎜, 전폭 1980㎜의 웅장한 차체와 3130㎜의 긴 휠베이스는 동급 최대 실내공간으로 이어진다. 키 186㎝의 기자가 두 다리를 쭉 뻗고 앉아도 넉넉하며, E-GMP 기반 플랫 플로어 설계 덕분에 발 아래 공간까지 여유롭다. 100W USB C타입 충전단자는 노트북 포함 각종 가전을 자동차 내에서 활용할 수 있게 만든다. 여기에 눈 닿는 곳곳에 위치한 수납공간이 차량 내부 활용성을 무한대로 확장시킨다.
아이오닉9의 공간감은 도로 위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서울 광진구 소재 호텔에서 경기도 양평을 오가는 왕복 100㎞ 시승코스를 아이오닉9로 달렸다. 출발지부터 기착지까지는 조수석에, 기착지에서 출발지로 돌아올땐 2열 좌석에 앉아 아이오닉9을 경험했다. 시승모델은 6인승 캘리그래피 트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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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9 실내 구성./사진: 현대자동차 제공 |
조수석에 앉으니 탁 트인 개방감이 반겼다. 가죽과 스웨이드 등 고급소재도 손 닿는 곳곳에 적용돼 만족감을 높인다. 사고로 다리를 다쳐 편안히 앉을 자리가 필요했는데, 아이오닉9 조수석은 마치 집안 거실처럼 편안했다. 앞뒤 공간은 물론, 좌우 너비도 넉넉해 1시간 가까이 차량 내부에 있었음에도 불편하지 않았다.
승차감도 편안했다. 차량 하부에서 올라오는 노면 충격과 소음을 잘 흡수하는 듯했고, 거동 안전성도 우수했다. 아이오닉9은 서스펜션으로 맥퍼슨 멀티링크를 채택해 노면 충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도 일품이었다. 타이어 휠 네브에 흡음재를 부착하고, 전ㆍ후방 유리창에 이중 접합 차음유리를 적용한 덕분이다.
회생제동에 따른 울렁임은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다. 대부분의 전기차 동승객은 회생제동 특유의 울렁임으로 불편함을 호소하곤 하는데, 하체 안정성과 큰 덩치가 이를 상쇄하는 듯했다. 다만 기자가 전기차 회생제동에 익숙한 편이라는 점은 생각해야 되겠다.
조수석에 앉아서도 아이오닉9에 탑재된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헤이 현대” 명령어로 활성화되며, 운전자와 양방향 소통하며 주행뿐 아니라 일상생활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제공한다. 답변 수준이 다소 제한적이지만, 주행 중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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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9 2열 좌석 시야./사진: 강주현 기자 |
이어 2열 좌석에 탑승하니 공간감 측면에선 2열 좌석보다 훨씬 넉넉했다. 특히 2열에 적용된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가 마치 비행기 비즈니스석 같은 편안함을 제공했다. 등받이를 젖히고 레그레스트를 펼치니 누워있는 것과 다름없었고, 마사지 기능은 장거리 이동에 따른 피로도도 낮췄다. 편안한 자세로 앉아 노트북을 펼쳤다. 1열 좌석 뒤쪽 C타입 단자에 충전기를 꼽으니 노트북의 배터리 용량이 오르는 게 확인됐다. 차량이 이동하는 사무실로 변신한 순간이었다.
시승차가 풀옵션 차량인 만큼 2열 전용 모니터도 적용돼 있었다. 이 모니터를 통해 각종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장거리 운행에 따른 지루함을 덜어낼 수 있겠다. 공조기 등 간단한 차량 조작도 가능하다.
2열 승차감도 우수했으나, 조수석과 비교하면 아쉬웠다. 외부 소음이나 노면 충격을 걸러내는 건 비슷했지만, 방지턱 등을 넘을 때 전달되는 충격이 1열보다 컸다. 살짝 울렁거리는 느낌에 가까웠다. 회생제동에 따른 충격도 1열보다 2열에서 더 크게 느껴졌다.
길게 앉진 못했지만, 3열 좌석은 덩치 큰 성인남성이 앉기엔 좁았다. 컵홀더 등 필요한 구성은 갖췄으나 절대적으로 공간이 좁았다. 단거리 주행이나 급한 상황에서는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겠지만, 장거리 주행 땐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겠다. 많은 짐을 실으려면 시트를 접어야 한다는 점도 3열 좌석의 활용도를 제한적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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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9 측면./사진: 강주현 기자 |
긴 주행거리는 역시 장점이다. 출발 때 충전율 90%대였던 차량은 시승을 마친 후에도 350㎞ 이상의 주행가능거리를 보여줬다. 전비를 고려하지 않았고, 공조기 포함해 여러 장치를 활성화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수준이다. 게다가 시승일은 눈 내리던 추운 겨울날이었다. 전기차의 주행가능 거리는 저온환경에서 많이 줄어들곤 한다.
아이오닉9 판매가격은 7인승 6715만원, 6인승 6903만원부터다. 전기차 보조금 적용 시 6000만원 초중반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형제 차종인 기아 EV9(7인승 7337만원부터)을 포함해 여러 경쟁차종 대비 저렴하다. 내연기관차와 비교하면 여전히 비싼 가격이나, 성능과 공간감 등을 고려하면 매우 합리적인 가격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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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중인 현대자동차 아이오닉9./사진: 현대자동차 제공 |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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