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단체 명의로 가격 인상 ‘논란’
“담합 행위 검토”… 레미콘사 ‘촉각’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원자재 가격 등 공사 원가 급등으로 건설산업의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광주권역 레미콘업계의 담합 정황이 포착됐다. 레미콘 사업자단체가 건설업계에 공문을 보내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수용하지 않을 때에는 레미콘 납품을 중단한 게 화근이 됐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 광주지방사무소는 최근 광주권 레미콘 판매가격 담합 정황을 담은 제보를 통해 조사를 시작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제보가 접수돼 (담합 행위 조사를) 검토 중”이라며, “특정 업체를 지정해 신고한 사항이 아닌 만큼 조사 범위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 기간은 1년 정도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광주권역 레미콘사는 현대개발, 쌍용레미콘, 동양레미콘, 중원산업, 세종레미콘, 서산 등이 있다.
공정위가 담합 조사 범위를 확대하게 되면 인근 나주권에 있는 다른 기업들도 조사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2023년 광주권레미콘사장단협의회가 건설업계에 레미콘 납품단가 인상을 요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한 사항에 주목하고 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가격은 각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지만 사업자단체가 이를 일률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법 위반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협의회장 명의의 공문을 통해 가격 인상을 제시한 만큼 담합 행위로 볼 수 있다는 의미다.
당시 광주권 레미콘업계는 건설경기 침체와 원ㆍ부자재 가격 폭등에 따라 레미콘 단가 인상 시기를 2024년 1월 2일부터로 정한 데 이어 단가를 ㎥당 9만5300원에서 10만7500원으로 1만2200원 인상하기로 했다. 여기에 인상한 단가를 적용하지 않는 현장에 대해서는 레미콘 납품을 하지 않기로 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당시 가격 인상을 수용하지 않은 일부 현장에서는 레미콘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레미콘업계는 사실 확인 파악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A사 관계자는 “공정위 담합 조사 여부에 대한 사실을 파악 중이며, 담합 요건에 해당하는지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주권 레미콘업계의 담합 사례는 10년 전인 2013년에도 있었다. 당시 광주권레미콘사장단협의회는 그해 3월 영업 책임자 회의를 열고 2013년 4월부터 개인ㆍ단종 건설사에 적용할 민수 레미콘(25-21-120) 판매 단가를 각 사 단가 표상 금액의 85%에 해당하는 금액(약 6만3600원)으로 결정했고, 사업자들은 민수 레미콘 판매단가를 이전 대비 평균 9%가량 인상했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2015년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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