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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까지 단 사흘…국방과학연구소, ‘깜깜이 입찰’ 논란에 공고 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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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2-21 05:00:25   폰트크기 변경      

추정가격 453억 종심제 실험동 증축
입찰공고 하루도 안 돼 취소 ‘촌극’
업계 “입찰내역 작성하기도 벅찬 시간”
PQ 배제 등 입찰 질서 왜곡 지적도


[대한경제=백경민 기자] 국방과학연구소의 ‘제8-11실험동 증축공사’가 ‘깜깜이 입찰’ 논란으로 입찰공고를 낸 지 하루도 채 안 돼 번복하는 일이 발생했다. 공고 이후 개찰까지의 시간이 사흘(평일 기준)에 불과해 실행 검토는커녕 입찰내역서를 작성하기도 벅찬 일정이란 비판이 제기되면서다.

20일 국방과학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늦게 추정가격 453억원 규모의 종합심사낙찰제(이하 종심제) 방식인 ‘제8-11실험동 증축공사’에 대한 입찰공고를 냈지만, 하루도 채 되지 않아 이를 취소했다.

이 사업은 대전 유성구 수남동 일대 국방과학연구소 내 연면적 1만㎡ 규모의 건물 2동을 신축하는 것을 골자로, 건물 1동 리모델링 및 갱도형 저장소 설치 등을 아우른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취소공고 배경에 대해 “개찰 일정 변경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최초 공고 때 설정된 개찰일은 이달 25일로, 공고 이후 사흘 만에 입찰을 마무리하는 일정이다. 통상 발주되는 종심제 일정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지난해 조달청이 입찰 일정 간소화 등을 위해 PQ(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를 생략한 시범사업도 이처럼 촉박하게 추진되진 않았다. ‘국도59호선 연곡∼현북2 도로건설공사’와 ‘상왕등도항 남방파제 및 선착장 축조공사’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두고 건설업계에서는 ‘깜깜이 입찰’이란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물리적으로 입찰 필수 서류인 산출내역서를 작성하기도 벅차다는 연유에서다.

특히 건설사 입장에서는 실행을 검토할 만한 시간적 여유도 없어 사업성 분석을 배제한 채 바로 입찰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사실상 아무런 정보도 없이 입찰을 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입찰 전 내역 검토와 현장 답사 등을 하는 기본적인 절차를 아예 무시하는 일정이다. 결국 입찰에 따른 책임은 건설사가 지게 될 텐데, 막무가내식 깜깜이 입찰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국방과학연구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업부서 요구 때문에 긴급으로 입찰공고를 냈지만, 금액 대비 공고 일정이 너무 짧다는 의견이 많아 정정공고를 내기로 했다”며 “아울러 종심제 심사세부기준과 계약예규 등을 바탕으로 누락한 실적기준 등을 보강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PQ 및 현장설명회 등을 배제한 것을 두고도 입찰 질서를 흐트리는 행정이란 비판이 뒤따른다.

국가계약법에 따르면 해당 절차는 의무 사항이 아니긴 하지만, 공사수행실적이나 경영상태가 좋지 않은 업체들까지 입찰에 나설 경우 무분별한 투찰로 균형가격이 흔들릴 여지가 크다. 들러리를 동원한 균형가격 조정 등의 입찰 담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종심제의 근본 취지에도 어긋난다는 것이 공통적인 견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해당 사업은 면허만 지니고 지역의무 공동도급(대전시 10% 이상) 기준만 맞춘다면 아무나 참여할 수 있다”며 “입찰 자격을 완전히 풀어놓은 공사여서 입찰 질서를 왜곡할 여지가 크다”고 밝혔다.

백경민 기자 w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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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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