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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제공 |
[대한경제=김관주 기자] 토큰증권발행(Security Token Offering·STO) 법제화가 또다시 안갯속에 갇혔다. STO 법안이 다음 회기 우선순위 안건으로 꼽히지만 혼란스러운 탄핵 정국 속에 정치권 시계가 빠르게 조기 대선 모드로 바뀔 수 있어서다.
23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열린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는 STO 제도화 법안을 모두 상정하지 않았다. 관련 법안은 정무위 소속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대표발의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자본시장법 개정안)’과 ‘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전자증권법 개정안)’ 등이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음 날(2월21일) 관련 종목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갤럭시아머니트리는 전거래일보다 9.89% 떨어진 7560원에 장을 마쳤다. 한때 7480원까지 빠졌다. 같은 기간 갤럭시아에스엠(-8.11%)과 위메이드(-8.24%), 위메이드맥스(-5.87%) 등도 하락했다.
앞서 시장에선 다음 달 STO 법제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까지 나온 바 있다. 정무위가 지난 18일 전체회의에서 안건으로 처음 상정한 STO 관련 법안에 대해 여야 간 의견 대립이 없어서다. 특히 이번 법안소위를 통과할 경우, 정무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 심사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에 이르는 과정이 이르면 3월에 마무리될 것으로 관측됐다.
민병덕 의원실 관계자는 “예금 관련 법안을 상정한 후 STO를 다룰 예정이었으나 상임위원회에서 시간이 없었다. STO 제도화가 늦어진다고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회기가 언제 열릴지는 모르겠지만 그땐 가장 먼저 STO 법안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임박했다는 점이다. 전례에 따라 내달 중순쯤 파면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알려졌다. 황석진 동국대학교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헌법재판소가 탄핵소추안을 인용한다면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 올해 STO 법제화는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STO 제도화가 지지부진해지면서 일찌감치 사업을 준비한 증권사는 관련 부서의 규모를 줄이고 있다. KB증권의 경우, 올해 초 AI데이터전략부로 편제된 디지털자산사업추진단은 STO 외에도 AI 기반 신사업 기획·추진 및 가상자산 등 업무를 맡게 됐다. 삼성증권은 STO 태스크포스팀(TF)을 팀 조직으로 축소했다.
해외로 눈을 돌리는 STO 기업도 늘어났다.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운영사인 펀블은 올해 두바이에 현지 법인 설립을 검토 중이다. 바이셀스탠다드(피스)와 열매컴퍼니(아트앤가이드) 등은 일본과 싱가포르 시장에 진출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프런티어에 속한 기업은 제도적 뒷받침이 없어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을 하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 STO 법안이 겉돌게 되면 사업 계획을 짜기조차 힘들어질 것”이라고 봤다.
김관주 기자 p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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