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정석한 기자]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미분양 물량 증가 등 악재에 건설사들의 경영악화가 심화하고 급기야 부도ㆍ폐업 등으로 이어지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ㆍ시행하는 등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2023년 기준으로 전국 17개 광역 시ㆍ도별 지역 내 총생산(GRDP)에서 건설투자 비중이 최소 2.9%(서울)에서 최대 8.6%(세종)로 조사되는 등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큰 탓에, 건설사들이 무너지면 지역경제 역시 부진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이충재)는 24일 ‘지방자치단체별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정책 동향과 시사점’ 내놓은 보고서에서 17개 광역 지자체가 내놓은 지역건설경기 활성화 대책을 분석하고 미비점도 제시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8개 광역시의 경우 그동안 지역 내 건설사 규모가 상대적으로 커 수주 경쟁력이 높았고, 최근 몇년간 공공ㆍ민간공사 모두 활발하게 진행돼 온 탓에 지역건설경기 활성화에 다소 소극적이었으나, 최근에는 변화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공공공사 신속 발주ㆍ착공, 적정공사비 확보를 위한 서울형 공사비 할증제 도입 등 계획을 발표했다. 부산시는 공공공사 원가 상승분에 대한 건설공사비 적극 반영, 민간공사 표준도급(하도급)계약서 의무화를 통한 비용 전가차단 등을 내놨다. 대구시는 올해 1조4300억원 규모의 대형 공공공사 발주계획을 발표하면서 발주기관에 지역제한경쟁입찰, 지역의무공동도급 등을 우선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9개 광역도의 경우 중ㆍ대형 건설사에 비해 수주 경쟁력이 부족한 영세 지역사를 대상으로 공사 참여기회를 확대해 주민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기 위한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경기도는 민간공사 인ㆍ허가 시 지역건설노동자 우선 고용, 지역 내 생산자재ㆍ장비 우선 사용, 공동계약 적극 활용 등을 권고토록 하는 정책을 마련했다. 충청남도는 도내 민간공사에서 지역사 수주비율을 높이기 위해 지역 ‘신뢰건설기업’을 지정하고, 이들이 대형 건설사와 업무협약을 맺어 다양한 공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경상남도는 올해 지역사 하도급률 40% 달성을 목표로 공공 건설투자 조기집행, 지역사 역량 강화, 민관 상생협력 등 전략을 내놨다.
건산연은 이런 지자체의 대책들이 과거에 비해선 다양화되었으나, 아직 지역건설경기 활성화를 역내 공사 수주를 통한 하도급률 확대 관점에서만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별 특성, 여건, 지역건설경기 활성화의 필요 배경에 차이가 존재함에도 대책의 형태가 대동소이해 맞춤형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이미 건설투자가 다수 이뤄져 있지만 여전히 신축수요가 많은 경우 ▲기완성된 도시에서 인구유출이 커 새로운 건설수요 창출이 쉽지 않은 경우 ▲향후 교통 인프라에 대한 공공공사 발주가 예상되는 경우 ▲대규모 사업 추진계획이 없고 경기회복의 동력을 상실한 경우 등 다양한 상황에 맞춰 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민주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올해 건설투자가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역경기 회복과 경제 안정화를 위한 중앙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 대응이 마련되는 시점”이라며 “지역별 건설시장 규모, 건설사 수와 폐업 현황, 불공정 관행 수준, 고용시장 현황 등 해당 지역의 면밀한 현황 분석을 통해 맞춤형 활성화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석한 기자 job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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