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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우대금리 감소”…은행 대출금리 산출 들여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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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2-23 10:51:48   폰트크기 변경      
우리은행 우대금리 1.14% 하락

[대한경제=이종호 기자]금리 인하 추세에도 은행 대출금리가 여전히 높다는 지적에 금융당국이 은행의 금리 산출 방식을 점검하기로 했다. 특히 가감조정금리(우대금리)축소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1일 은행권에 기준금리 인하가 은행별로 어떻게 전달되고 있는지를 점검하려고 세부 데이터를 제출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금감원은 차주별·상품별 준거·가산금리 변동내역 및 근거, 우대금리 적용 현황 등을 구체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대출금리는 대출 지표금리(기준금리)에 원가 마진을 포함한 가산금리를 더하고서 우대금리를 빼서 최종 산출하는데, 최근 우대금리가 축소된 흐름이 두드러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금리는 체계에 따라 산출되는 금리가 아니라 대출 신청 건별로 급여 이체, 카드 사용 등을 고려한 은행의 재량적 판단에 따라 정해진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우대금리는 9월 대비 축시됐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의 우대금리가 2.23%에서 0.82%로 무려 1.41%포인트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가산금리를 0.11%포인트 인하했다고는 하지만, 우대금리 축소 폭이 이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이밖에 신한은행 0.65%포인트(1.53%→0.88%), 하나은행 0.28%포인트(2.19→1.91%), NH농협은행 0.24%포인트(1.88%→1.64%), KB국민은행 0.13%포인트(2.45%→2.32%) 감소했다.

은행권은 이 기간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주문을 명목으로 가산금리도 경쟁적으로 올렸다. 기준금리가 두 차례에 걸쳐 0.5%포인트 인하되는 동안 가산금리는 올리고 우대금리는 덜 적용하면서 대출금리는 그대로이거나 더 올라가는 기현상이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대출금리를 올렸다는 은행의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금융당국이 적극적인 자금 공급을 주문했던 중소기업 대출금리(물적담보대출, 신규 취급액 기준) 공시를 살펴봐도 주요 은행의 우대금리 축소세가 두드러진다. 우리은행의 작년 12월 기준 우대금리는 9월 대비 0.48%포인트, KB국민은행은 0.34%포인트 줄어들었다.

가계대출 목표치를 충족시키려고 대출을 조여야 했던 시중은행과 달리 운용상 여유가 있던 지방은행들마저도 덩달아 우대금리를 대폭 깎는 모습도 나타났다.

이렇듯 은행의 이자장사로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사상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정책이 예대 금리차를 키워 은행만 배를 불린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정치권과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대출 금리 인하 압박에 나섰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말 은행이 각종 보험료와 출연료 등을 가산금리에 넣어 대출자에게 떠넘기지 못하도록 하는 ‘은행법 개정안’을 내놨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지난달 시중은행장을 만나 “어려운 때일수록 서민과 소상공인에 희망이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18일 “올해 신규 대출 금리에는 인하할 여력이 분명히 있다. 이를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도 16일 금융 상황 점검 회의에서 “가계·기업이 두 차례 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면밀히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이종호 기자 2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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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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