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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벽돌ㆍ글로벌 업무지구’…10년 전 공장지대 ‘성수동’의 성공 방정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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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2-24 12:44:49   폰트크기 변경      
지난해 성수역 승하차 인원 3000만명 ‘훌쩍’

도시재생ㆍ기업 유치로 10년 간 이용객 증가율 ↑


서울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경. / 사진 : DL이앤씨 제공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성수동의 성장은 단순한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성동구의 전략적 정책과 지역 상권의 자생적 경쟁력이 결합한 결과입니다.”

24일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지난해 성수역 승하차 인원이 30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과거 구두 제조업체 같은 소규모 공장과 아파트, 빌라가 혼재된 동네로 크게 주목받지 못하던 성수동은 이제 서울의 명실상부 대표 상권이자 MZ세대의 ‘핫 플레이스’로 거듭났다.

정 구청장은 성수동의 이 같은 놀라운 성장을 두고 “구가 주도해 민관협력으로 추진한 도시재생과 기업 유치 전략이 맺은 결실”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014년 성수동 일대 재개발 구역을 해제하는 대신 도시재생 지역으로 지정했다. 성수동이 가진 고유한 산업적ㆍ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하며 발전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이제는 성수동을 상징하는 ‘붉은벽돌’ 건축물들도 이런 전략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구는 과거 공업지대의 정체성을 반영한 건축물로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면 신축과 증ㆍ개축 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그 결과 현재 130개 동의 붉은벽돌 건물이 조성됐고, 성수동만의 독특한 분위기와 매력을 연출하고 있다. 블루보틀, 이케아, 파타고니아, 키스(KITH) 등 글로벌 브랜드도 이런 특색 있는 건물에 입점해 인기를 끌고 있다.

같은 해 구는 지식산업센터에 대한 취득세와 재산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원스톱 처리 시스템을 도입해 건축 인ㆍ허가 민원 처리 기간을 1개월에서 최대 5일로 단축했다. 2017년에는 소셜벤처 육성정책을 전국 최초로 시행했고, 2021년에는 성수IT산업유통개발진흥지구 지정을 통해 기업 친화적 환경을 조성했다.

그 결과 성수동은 상권과 업무, 주거공간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지역으로 거듭났다.

지난해 기준 성수동 내 기업은 1만9200개로, 2013년 1만개에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기업 종사자도 7만명에서 12만4923명으로 1.8배 증가했다. SM엔터테인먼트, 젠틀몬스터, 크래프톤, 클리오, 헤이그라운드 등 다양한 기업이 성수동에 둥지를 튼 결과다.

구 관계자는 “2023년에 발표한 ‘서울시 GRDP 보고서’에서도 성동구의 GRDP 성장률이 10.92%를 기록해 서울시 자치구 중 1위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성수동의 변화는 세계적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영국 대표 여행문화 잡지 ‘타임아웃’은 성수동을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동네’ 4위로 선정했다. 타임아웃은 대림창고, 할아버지공장 등 붉은벽돌 건축물과 100여 개의 컨테이너로 조성된 언더스텐드 에비뉴를 명소로 꼽았다. 특히 국내 최초로 입점한 글로벌 패션 브랜드 키스(KITH)와 K-패션의 선두에 있는 무신사 등을 소개하며 지역의 독창적인 문화적ㆍ경제적 가치를 인정했다. 


서울 성동구 성수역 일대인 성수동이 10년 사이에 인구 밀도가 눈에 띄게 달라지며 명실상부 서울 대표 상권으로 자리잡았다. / 사진 : 성동구 제공 


성수동의 성공은 인근 지하철역 승객 수로도 증명된다. 지난해 서울교통공사의 ‘서울 지하철 1∼8호선 수송 통계’에 따르면 10년 전인 2014년 58위(1854여만명)에 머물던 2호선 성수역 승하차 인원이 지난해 13위(3222여만명)로 급상승했다.

2014년 대비 2024년 이용 인원 증가율도 성수역이 6위, 뚝섬역이 9위를 기록하는 등 성수동 내 2개 역 모두가 상위 10위권에 진입했다. 순위권에 있는 마곡(1위), 지축(2위), 잠실(5위) 등 다른 지역에서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된 것과는 달리 성수동은 자체적인 성장 동력만으로 큰 발전을 일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정 구청장은 “성수동이 서울의 미래 경제와 문화 발전의 중심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주민, 기업 등과 협력해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구축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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