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언주로칼럼] 잊혀진 대법관 후보자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5-02-26 06:00:15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온 나라를 뒤흔든 12ㆍ3 비상계엄 사태가 위헌ㆍ위법했는지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한 탄핵심판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결론은 대통령이 파면될지, 직무에 복귀할지 둘 중 하나다.

이 과정에서 ‘마 후보자’ 임명 여부가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바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다.

법조계에서는 마 후보자가 당장 재판관으로 임명될 경우 변론 갱신 절차를 밟아야 하다 보니 탄핵심판 선고가 미뤄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새 헌법재판관에게 사건을 파악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반대로 마 후보자가 당장 헌재에 합류하더라도 8인 재판관 체제로 선고가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있다. 앞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여야 합의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회 선출 몫인 마 후보자 임명을 미뤄왔다.

그런데 우리에겐 잊혀진 또 다른 ‘마 후보자’가 있다.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다.

지난해 12월27일 김상환 전 대법관이 퇴임한 이후 후임 자리는 두 달가량 비어 있다.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는지 정치권에서 논란이 벌어지면서 대법관 임명 가능 여부까지로 불똥이 튀었기 때문이다.

헌법상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김 전 대법관이 퇴임하던 날 마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금까지 여야 간의 정쟁으로 국회에서 임명동의안 처리가 늦어져 대법관 임명이 지연된 사례는 많았지만,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했는데도 대법관 임명 자체가 미뤄진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법관 공석사태는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법관 1명이 한 해 처리하는 사건 수만 4000여건에 달하는 상황에서 김 전 대법관에게 배당됐던 상고심 사건의 심리는 중단됐고, 사건 재배당도 이뤄지지 않아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김 전 대법관이 주심이었던 사건의 당사자들은 기가 찰 노릇이다.

게다가 대법관 한 명이 부족한 만큼 다른 대법관들의 업무 부담도 늘어나고 있다. 사회적으로 파급력이 큰 상고심 사건을 다루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도 지난해 12월 이후 멈춰 섰다. 과거에는 대법관 임명이 하루만 미뤄져도 큰일이 날 것처럼 떠들던 정치권도 마은혁 후보자가 아닌 마용주 후보자 임명에 대해서는 입을 다문 모양새다.

마은혁 후보자 임명은 이미 정쟁의 영역으로 넘어가 버렸다. 하지만 마용주 후보자 임명은 다른 문제다. 마용주 후보자는 우리 헌법이 정한 ‘대법원장의 임명 제청-대통령의 수용과 임명동의 요청-국회의 임명동의안 의결’ 등 대법관 임명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거친 뒤 사실상 임명장 수여만 남은 상태다.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는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기본권이다. 대법관 임명 지연에 따른 피해는 오롯이 국민들의 몫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우리 헌법이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국무총리,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고 정한 이유는 바로 국정 공백과 국가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상고심 재판 지연을 막기 위해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담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승윤 기자 leesy@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