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브랜드 성장으로 국내 매출 급증, 해외는 희비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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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오진주 기자] K-뷰티 인디 브랜드의 활약 덕분에 화장품 ODM(제조업자개발생산) 3사(코스맥스·한국콜마·코스메카코리아)가 지난해에도 웃었다. 올해는 3사 각자의 글로벌 맞춤형 전략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확보하는 열쇠가 될 전망이다.
25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코스맥스는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넘겼다. 2조166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1.8% 증가했다.
한국콜마는 지난해 HK이노엔을 제외한 매출이 1조55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2% 늘었다. 1·2위와 차이는 크지만 코스메카코리아도 지난해 매출 5243억원을 달성하며 처음으로 5000억원을 넘겼다.
3사의 호실적은 고객사인 중소 브랜드의 인기 덕분이다. 내수는 물론 중소 브랜드의 수출 물량까지 늘면서 함께 성장했다. 코스맥스 한국법인은 지난 2023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긴 데 이어 작년에도 1조357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국콜마도 지난해 한국법인 매출이 1조597억원으로 전년보다 24% 늘며 1조원을 돌파했다. 코스메카코리아도 한국법인 매출이 2686억원에서 3286억원으로 22.3% 늘었다.
반면 중국의 경기 침체는 3사 모두 피하지 못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저렴한 제품을 찾으면서 중국에서는 고품질 제품으로 인식되는 한국 ODM사의 제품 실적이 하락했다.
한국콜마의 중국무석법인은 매출(1582억→1537억원)과 영업이익(127억→80억원) 모두 하락했다. 코스메카코리아도 중국법인 매출이 19.8%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최대 규모 시장인 미국에서는 기업별로 변수에 직면하며 3사의 표정이 엇갈렸다. 지난해 캘리포니아주에 사무소를 개설하며 영업을 시작한 코스맥스는 아직 신규 고객사들의 매출이 반영되지 않아 작년 매출이 전년 대비 2% 줄어든 1371억원을 기록했다.
코스메카코리아도 미국 자회사인 잉글우드랩의 주요 고객사가 거래를 턴키(용기까지 포함한 주문)에서 논턴키(고객사가 용기를 따로 확보)로 바꾸면서 실적이 하락했다. 미국법인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9%, 34.9% 떨어졌다.
미국에서 선크림을 사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수혜를 보고 있는 ‘선크림 강자’ 한국콜마는 미국법인 매출이 374억원에서 579억원으로 55%나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5억원 적자에서 6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다만 신흥 시장에 진출한 효과가 점점 나타나면서 다른 지역에서 보인 부진을 만회했다. 지난해 코스맥스의 태국과 인도네시아 법인 매출은 각각 전년 대비 70.4%, 31.9% 오르며 눈에 띄는 성적을 보였다. 동남아 뷰티 시장 규모 자체가 커졌기 때문이다.
올해 3사는 미국과 동남아 등 최근 주목받기 시작한 지역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맥스는 인도와 아프리카 등 대상으로 한 로코(LOCO)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제품의 핵심 기능은 유지하되, 현지 수요에 맞춰 다양한 원료와 부자재를 활용하겠단 계획이다. 특히 코스맥스는 할랄 인증을 받은 동남아지역 법인 활용에 기대를 걸고 있다. 코스메카코리아도 올 초 할랄 인증을 받았다.
한국콜마는 내달 말 미국 2공장이 완공되면 실적이 더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미국 내 생산을 논의하는 브랜드들이 있기 때문이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인디 브랜드 수주가 증가하고 있고 글로벌 브랜드 선케어 제품 매출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며 “올해도 신규 브랜드 수주로 고객군이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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