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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왼쪽)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사진: 연합ㆍ고려아연 제공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영풍이 고려아연 경영진을 상대로 400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고려아연은 “허위사실과 왜곡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영풍은 25일 최윤범 회장과 노진수 부회장, 박기덕 사장 등 고려아연 경영진 3명을 상대로 회사에 4005억원을 배상하라는 주주대표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이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해 비정상적인 투자와 독단적인 경영행태로 고려아연에 천문학적인 손실을 끼쳤다는 설명이다.
영풍은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 건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최 회장이 사모펀드 운용경험이 전무한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영하는 8개 펀드에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이사회 승인 없이 독단적인 판단으로 5600여억원을 투자해 막대한 손실을 끼쳤다는 주장이다.
또 영풍은 최 회장이 미국의 신생 전자폐기물 재활용업체 이그니오홀딩스가 완전자본잠식 상태임을 알면서도 터무니없는 가치평가를 책정, 초고가로 인수함으로써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이 미국 자회사를 통해 2022년 약 5800억원을 들여 이그니오를 인수했는데, 인수가격이 당시 이그니오 매출액 29억원의 약 203배 달했다고 부연했다.
이 밖에도 최 회장의 처 인척이 운영하는 씨에스디자인그룹에 수십억원 규모의 인테리어 계약을 ‘몰아주기’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2021년 설립된 신생 소규모 업체임에도 약 3년간 고려아연과 그 자회사의 주요 인테리어 프로젝트를 독점적으로 수주해 총 23건, 약 33억원에 이르는 계약을 따냈다는 설명이다.
영풍 관계자는 “이번 소송은 단순한 손해배상 요구를 넘어 고려아연 경영의 정상화와 투명성을 회복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같은 날 오후 반박문을 내고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허위사실과 왜곡으로 여론을 호도하며 고려아연의 장기적인 기업가치와 경쟁력을 훼손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MBK와 영풍은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기업의 신사업과 투자에 대한 몰이해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며 “고려아연을 오직 단기 차익의 시선으로만 접근하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그니오 인수에 대해 “이그니오는 고려아연의 이차원료를 통한 동 생산은 물론 은, 니켈, 코발트 등 비철금속 자원순환의 전진 기지이며, 신사업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전 영역과 시너지를 내는 핵심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 내에서 E-Waste 및 PCB 등의 스크랩 거래량은 지난 2022년 5000t에서 2023년 2만t, 2024년 4만t 등으로 급격하게 늘고 있다”고 성장성을 강조했다.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의 경우 “고려아연은 여유 자금을 활용해 투자수익을 제고하려는 합리적인 경영 판단으로 투자를 결정했다”며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서 관련 법령 및 내규에 의해 필요한 절차를 모두 거쳤을 뿐만 아니라 이사회 결의 사안도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씨에스디자인그룹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충분한 전문 인력 등 전문성을 고려해 이뤄졌다”며 “총 거래 규모 역시 30억원 가운데 고려아연으로 귀속되는 가구 및 사무용품, 회의실 음향 및 멀티미디어 등 고려아연 자산이 30% 가량이며, 또 다른 시공사의 공사비가 절반에 달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경영 성과를 비판했다. 고려라연은 “영풍의 경우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무려 2633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순손실을 기록했다”며 “MBK의 경우 투자 기업들이 줄줄이 경영 악화와 내부통제 부실 등으로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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