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자본금 등 더하면 6000억원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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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권해석 기자]지난해 하남 데이터센터 투자를 완료한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맥쿼리인프라)가 올해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B노선 투자 검토에 나서면서 구체적인 투자 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맥쿼리인프라가 GTX-B 노선에 투자하더라도 투자금 마련을 위한 유상증자는 고려하지 않고 있어 남은 차입한도가 투자 규모 결정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맥쿼리인프라는 국내외 주요 투자자 상대로 기업설명회(IR)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결산 자료를 토대로 투자 성과를 알리고 앞으로 계획을 설명하면서 시장의 의견을 듣기 위해서다.
맥쿼리인프라가 현재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대상은 GTX-B노선이다.
GTX-B는 인천 송도 인천대입구역부터 경기 남양주 마석역까지 82.8㎞ 구간에 총 14개 정차역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재정 구간인 용산∼상봉 구간(4개 역)을 제외한 나머지를 민자 방식으로 건설된다. 총 사업비 4조2894억원 중 3조4000억원가량을 민간에서 PF(프로젝트파이낸싱) 방식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지분투자와 후순위 대출이 각각 4500억원이며, 나머지는 선순위 대출이다.
맥쿼리인프라는 지분투자와 후순위대출 참여를 고려 중이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맥쿼리인프라의 신규 투자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그간 맥쿼리인프라는 신규투자 재원을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해 왔지만, 이번에는 차입금 활용을 염두에 두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맥쿼리인프라의 추가 차입여력은 5890억원이다. 여기에 지난해 유상증자로 조달한 4931억원 중 하남 데이터센터에 투자하고 남은 자금 등을 고려하면 투자 재원은 6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특히 인프라 사업은 공사 기간에 따라 투자금이 순차적으로 집행되기 때문에 초기에 많은 투자금이 필요하지 않다. 일각에서는 맥쿼리인프라가 GTX-B 투자를 실제로 결정한다면 가용 재원의 절반 이상을 투입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맥쿼리인프라가 그간 많은 민자사업에 최대주주 지위 확보에 주력해 왔다는 점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실제 맥쿼리인프라가 투자하고 있는 19개 사업 중에 지분율이 50%가 넘는 사업만 11곳에 달한다. 용인∼서울고속도로(43.8%)나 동북선 도시철도(30%)와 같이 맥쿼리인프라의 지분율이 절반을 넘지는 않지만, 최대주주인 사업장도 여럿 있다.
다만, GTX의 사업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는 점이 맥쿼리인프라의 투자 결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시장에서는 GTX-B의 전체 PF 조달 속도 등을 고려할 때 맥쿼리인프라도 조만간 투자 여부를 확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GTX-C노선보다 B노선의 PF조달 속도가 빠른 상황”이라며 “PF 조달을 위한 막바지 노력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권해석 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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