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렌탈 등 비주력 사업 잇단 처분
유통군 '그로서리' 전문 포맷 전환
백화점 '복합쇼핑몰' 경쟁력 강화
2차전지 등 신성장사업 육성 나서
![]() |
[대한경제=오진주 기자] 롯데그룹이 사업 재구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효율성이 낮은 사업·자산은 처분하고 신성장 사업을 키워 주요 계열사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지난해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내놓는 초강수를 뒀던 롯데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비주력 사업과 저수익 사업을 속도감 있게 처분해왔다. 롯데렌탈과 코리아세븐 ATM 사업, 롯데웰푸드 증평공장, 롯데케미칼 파키스탄 법인 등의 사업을 정리했다. 자산 중에는 롯데마트 수원 권선점과 롯데백화점 서울 미아점 유휴부지 등을 매각했다. 호텔 중에서는 L7강남 바이 롯데를 처분했다.
이 같은 사업 재구조화를 통해 지난해 말 기준 롯데의 국내외 매출은 80조1000억원으로,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79조9000억원) 수준을 회복했다.
롯데는 토지 보유 비율이 높은 호텔과 쇼핑 등을 대상으로 자산 재평가를 실시한 결과 총 12조6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했다고 밝혔다. 부채 비율도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190%였던 쇼핑의 부채비율은 작년 말 129%로 줄었고, 호텔은 165%에서 115%로 감소했다.
몸집을 줄인 롯데는 사업군별로 포트폴리오 고도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내수 침체 위기에 직면한 롯데웰푸드는 빼빼로를 메가 브랜드로 키워 글로벌 점유율을 확대한다. 인도에서는 초코파이 라인 추가 도입 등을 통해 투자를 확대하고, 푸네 신공장 가동을 통해 남부지역으로 영역을 더 넓힐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무설탕 브랜드인 제로 등을 중심으로 헬스·웰니스 시장에서 1위 자리를 굳힌다. 이외에도 프리미엄 초콜릿 등 고수익 분야 매출 비중을 늘리고, 건강관리를 돕는 식사대용 제과 시장에 진출한다.
롯데칠성은 제로 탄산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신제품을 통해 소주ㆍ맥주 경쟁력을 강화한다. 해외에서는 필리핀·미얀마·파키스탄 지역의 수익성 개선 작업을 통해 생산능력을 높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8년까지 부채 비율을 100%로 낮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온라인에 밀린 유통군은 오프라인 마트의 강점인 그로서리(식료품) 전문 포맷으로 전환을 가속화한다. 작년 은평·도곡에 이어 지난달에는 천호점이 그로서리 마트로 다시 문을 열었다.
국내 주력 백화점 점포는 미래형 복합쇼핑몰인 ‘타임 빌라스’로 경쟁력을 높이고, 베트남 등 해외에 복합쇼핑몰을 출점한다. 해외에 자체브랜드(PB) 수출도 늘린다.
이 밖에 주요 자회사인 하이마트는 홈토탈 서비를 통해 고객을 유치한다. 홈쇼핑은 글로벌 브랜드를 독점적으로 확보하고,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밸리곰 지식재산권(IP)을 적극 활용해 커머스 영역을 확대한다. 컬처웍스는 영화관을 복합문화공간으로 계속 바꿀 계획이다.
그룹 매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화학군은 2차 전지소재와 그린소재 등 고부가 사업을 집중적으로 키운다. 동남아 사업은 설비·운영 최적화로 사업구조를 효율화한다. 작년에는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사업을 정리하기로 결정했고, 올해는 파키스탄 소재 PTA(고순도테레프탈산) 생산 판매 자회사를 매각하기로 했다.
롯데건설은 본사 사옥 외에도 수도권과 지방에 보유한 창고 부지 등 유휴 자산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이번 자산 효율화는 재무 구조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진주 기자 ohpearl@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