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등 첨단산업 뒷받침할 전력인프라 확충 속도
지자체 인허가, 민원 문제 등 갈등 해소 역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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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안이 가결되고 있다./ 사진:연합 |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안정적인 전력 공급 및 인프라 구축을 위해 추진되던 에너지 3법(전력망확충법ㆍ고준위방폐장법ㆍ해상풍력법)이 우여곡절 끝에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에너지 3법은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등 관련 현안이 정치쟁점화되면서 지난 21대 국회에 폐기된 바 있지만,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지원을 위한 전력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이날 모두 처리됐다. 전력 및 에너지 업계는 이번 법안 통과를 계기로 관련 인허가 절차 및 민원으로 인한 갈등이 최소화되고, 안정적인 전력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이들 법안은 지난 17일 상임위 소위원회를 시작으로, 19일 상임위 전체회의, 26일 법사위 전체회의 의결을 거치며 속전속결로 통과했다.
지자체ㆍ주민 지원 확대
전력망확충법은 지금껏 한국전력이 책임져 온 전력망 구축 사업을 국가 차원에서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무총리 산하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위원회’를 설치하고, 5년마다 정부가 전력망 확충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면서 책임의 주체를 정부 차원으로 승격시켰다.
무엇보다 송ㆍ변전 설비 주변 지역주민과 해당 지역 지자체에 대한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전력망 확충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송전선로 건설사업의 경우 345㎸ 기준 표준공정 기간을 9년으로 잡지만, 민원 및 인허가 문제로 평균 13년 이상 걸려왔다. 이번 전력망확충법 통과로 지역주민에 대한 특별보상과 관할 지자체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가능하게 하면서 건설기간은 4년 정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입지 선정 위한 중장기 플랜 ‘첫발’
고준위방폐장법은 사용후핵연료(고준위방사선폐기물) 영구처리시설의 입지 선정을 위한 첫 단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고준위방폐장은 1978년 고리원전 1호기 가동 이후 무려 9차례에 걸친 입지 선정 시도가 있었지만,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번번이 좌절됐다. 원자력환경공단 등에서 부지 선정을 위해 노력했으나 주변 지역 지원에 대한 법률적 근거 없어 주민들을 설득하지 못했다. 그 사이 사용후핵연료는 1만8600t 이상 쌓이며 임시저장시설은 포화 상태를 맞았다.
고준위방폐장법은 인근 지역에 대한 지원 근거를 법률로 규정한다. 또한, 국무총리 소속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위원회’를 설치해 국가 차원에서 부지 선정 절차를 추진하게 했다. 지난해 말 관련기술 개발을 위한 지하연구시설(URL)을 태백시에 건설하기로 했는데, 고준위방폐장 건설을 위한 부지 공모 절차도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2030년까지 14GW 보급 지원
미래 핵심 재생에너지원인 해상풍력 사업 지원을 위한 해상풍력법 통과도 관련 업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현재 국내에선 신안(8.2GW), 울산(1.4GW), 동남권(4.6GW) 등 2030년까지 해상풍력 설비 14GW를 설치하기 위해 사업이 추진 중이나 복잡한 인허가 절차와 각종 규제로 줄줄이 지연돼 왔다. 해상풍력은 선진국에서 30개월 정도면 건설하는데, 국내에선 평균 5∼6년이 소요됐다.
해상풍력법은 사업 지연의 주요 원인이었던 환경영향평가를 환경성평가로 간소화했다. 또한, 기업ㆍ지자체가 산발적으로 추진하던 사업을 정부 주도의 발전단지로 조성해 체계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하게 했다. 이를 통해 해상풍력 건설기간 또한 평균 3년 이내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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