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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위탁자가 관리비 부담’ 신탁계약, 제3자엔 효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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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3-03 11:03:13   폰트크기 변경      
건물 관리단, 관리비 연체되자 수탁자 상대 소송

1ㆍ2심 원고 패소→ 대법, “신탁등기 대항력 엄격 해석”… 파기환송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부동산 신탁계약에서 ‘위탁자가 관리비를 내야 한다’는 내용이 신탁원부에 기재됐더라도 이를 근거로 수탁자가 제3자에 대해 관리비 납부 책임을 면하는 것은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신탁등기를 통해 ‘해당 부동산이 신탁재산’이라는 사실을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지만, 신탁원부에 기재된 모든 내용에 대해 당연히 대항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이에 따라 수탁자가 신탁계약 조항의 대항력을 주장하려면 신탁등기만으로는 부족하고, 별도의 법적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초동 대법원 청사/ 사진: 대법원 제공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경기 시흥의 A건물 관리단이 신탁사인 B사를 상대로 낸 관리비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일 밝혔다.

B사는 시행사와 집합건물인 A건물에 대한 담보신탁계약을 맺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신탁계약에는 ‘위탁자(시행사)가 관리비를 부담한다’는 내용이 포함됐고, 신탁원부에도 기재됐다.

하지만 시행사가 2019년 11월~2010년 10월까지의 관리비 약 5500만원을 연체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A건물 관리단은 시행사는 물론, 부동산 수탁자인 B사도 체납한 관리비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는 신탁계약 내용이 신탁등기의 일부로 인정되는 신탁원부에 기재된 경우 이를 근거로 수탁자가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신탁법 제4조 1항은 “신탁의 등기ㆍ등록을 함으로써 그 재산이 신탁재산에 속한 것임을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1ㆍ2심은 B사의 손을 들어줬다. 신탁계약에서 관리비 부담 주체가 위탁자로 정해졌을 뿐만 아니라, 이 내용이 신탁등기의 일부로 신탁원부에 포함된 만큼 B사가 관리단의 관리비 청구에 대항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결은 달랐다.

신탁법 제4조 1항의 취지는 어떤 재산에 신탁 등기ㆍ등록을 하면 그 재산이 ‘수탁자의 다른 재산과 독립해 신탁재산을 구성한다’는 것을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는 의미로, 신탁원부에 기재된 모든 내용에 대해 대항력이 인정되지는 않는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다.

대법원은 “원심으로서는 신탁계약의 내용과 관계없이 관리비의 성격, 원고의 관리단 규약 등을 심리해 만약 피고에게 관리비를 부담할 의무가 있다면 이에 관한 지급을 명했어야 했다”며 원심의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봤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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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부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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