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연대’ 강조…대구·광주 경기장 활용
인도ㆍ카타르 등 10여 개 경쟁 국가 참여
탈락한 서울시도 “최선 다해 도울 것”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전북도가 2036년 하계올림픽 국내 유치후보지 선정투표에서 서울을 꺾으며 대이변을 만들었다. 전북이 내세운 ‘지방도시 연대’ 전략이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나라의 균형발전을 꾀한다는 시대 흐름과 일치하면서 만들어낸 결과다. 이번 승리로 이제 전북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48년 만에 한국에서 하계올림픽을 열기 위해 대장정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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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열린 대한체육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전북특별자치도가 2036 하계올림픽 국내 유치도시로 최종 선정된 뒤 김관영 도지사(가운데) 등 관계자들이 만세를 부르며 환호하고 있다. / 사진 : 전북도 제공 |
지난 28일 전북은 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정기 대의원 총회에서 61표 중 49표를 얻었다. 반면 서울은 예상보다 부진한 11표를 얻으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그간 서울은 1988년 올림픽을 개최한 경험과 스포츠시설은 물론 교통ㆍ숙박 등 모든 인프라가 잘 갖춰진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흑자를 낼 수 있는 ‘경제올림픽’을 주장했다.
특히 세계 6위 도시인 서울의 국제 경쟁력을 주장하며, 국내 유치 후보지 도시 선정에 대해선 낙관해왔다. 투표 전인 당일 오전, 오세훈 서울시장은 한 라디오에서 “국내적으로 균형발전을 하는 게 필요하단 (전북의) 논리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나 다른 나라를 설득하기 어렵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북이 서울을 누르고 올림픽 개최지 후보지로 선정되자, 서울은 지난 2019년 박원순 전 시장 시절 부산시를 따돌리고 2032년 하계 올림픽 유치 선정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한 이후 또 한 번의 쓴맛을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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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올림픽 메인스타디움 조감도. / 사진 : 전북도 제공 |
이로써 향후 전북은 ‘지방도시 연대’ 올림픽 취지에 걸맞게 전남ㆍ광주, 충청권, 대구 등 연대 도시들과의 협력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강조하는 ‘경제적이고 지속 가능한 올림픽’ 비전에 부합하기 위해서 기존 스포츠 인프라도 적극 활용한다.
전북 무주의 태권도원과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중심으로 대회를 운영하되 대구(대구스타디움), 광주(국제양궁장ㆍ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 충남 홍성(충남 국제테니스장), 충북 청주(청주다목적실내체육관), 전남 고흥(남열해돋이해수욕장) 등에서도 분산 개최할 예정이다. 이렇게 될 경우, 전북은 올림픽에 투입되는 사업비를 9조1781억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관건은 전북이 2036년 하계 올림픽을 놓고 경쟁하는 다른 나라 도시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느냐다. 현재 인도(아마다바드)와 카타르(도하), 인도네시아(누산타라), 튀르키예(이스탄불), 칠레(산티아고), 헝가리(부다페스트) 등 현재 인프라가 쟁쟁한 10여 국가가 유치 경쟁에 뛰어든 상황이다. 특히 현재 인도 정부는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인도네시아도 현재 건설 중인 새 행정 수도 누산타라에서 올림픽을 열겠다는 계획을 보이는 상황이다.
이에 전북도 올림픽 유치를 총괄할 전담 조직을 신속히 구성하고, 문화체육관광부ㆍ기획재정부 등 중앙 부처와 협력해 행정 절차를 조속히 진행한다고 밝혔다. 특히 본선 진출에서 탈락한 서울시도 “전북이 2036년 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될 수 있도록, 지금까지 쌓아온 IOC 접촉 채널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격려했다.
한편, IOC는 이달 총회에서 토마스 바흐를 잇는 새 위원장을 선출하고, 새로운 집행부 체제에서 본격 올림픽 개최지 선정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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