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간소화 동의” vs 李 “반대”
法 “녹취록 조사 원칙… 특정 부분 들을지는 추후 결정”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ㆍ위례ㆍ백현동 개발비리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심리를 맡은 판사들이 바뀐 이후 처음 열린 재판에서 ‘공판 갱신 절차 간소화’ 여부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검찰은 공판 갱신 절차 간소화에 동의한 반면, 이 대표 측은 “원래 방법대로 진행돼야 한다”며 동의하지 않으면서 새 재판부가 사건 심리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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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ㆍ백현동ㆍ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및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하며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이 대표 측은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재판부 변경에 따른 공판 갱신 절차 간소화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형사소송법은 재판 도중 담당 판사가 바뀌면 공소사실 요지 진술과 피고인 인정 여부 진술, 증거조사를 다시 하는 등 공판 갱신 절차를 밟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날 재판은 최근 법원 정기인사와 중앙지법 사무분담 변경에 따라 재판장인 부장판사와 배석판사 2명이 모두 바뀐 이후 처음으로 열렸다.
특히 이날 재판을 앞두고 형사재판 지연을 막기 위해 새로 개정된 형사소송규칙이 어떻게 적용될지 관심을 모았다.
앞서 지난달 28일 대법원은 형사소송규칙의 공판 갱신 절차 관련 규정에 ‘녹음 파일을 모두 듣지 않는 대신 녹취서를 열람하는 등 간이한 방식으로 조사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신설했다. 다만 ‘녹취서와 실제 녹음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검사나 피고인 측이 이의를 제기하거나 재판부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땐 녹음을 들으면서 녹취서의 오류나 일치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이는 재판부 변경 이후 공판 갱신 절차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이 걸려 재판이 장기간 지연되는 일을 막기 위한 조치다. 검사와 피고인 양측이 모두 동의하면 요지를 설명하는 간단한 방식으로 할 수도 있지만, 어느 한쪽이라도 동의하지 않으면 이전에 열렸던 공판의 녹음을 전부 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앞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1심에서는 재판부 교체로 기존에 진술한 녹음 파일을 다시 듣는 데만 7달이 걸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표 측은 “재판장을 비롯한 재판부 구성원 전부가 변경됐고, 상당한 기간 동안 주요 핵심 증인들에 대한 신문이 이뤄진 상황”이라며 “공소사실만 170페이지에 달하는 복잡한 구조ㆍ내용의 사건인 만큼, 충분히 숙지한 상태에서 출발하는 게 앞으로 원활한 심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함께 재판을 받고 있는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측에서도 “적어도 증인신문이 이뤄진 주요 증인의 녹음을 듣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결국 재판부는 “피고인 측이 동의하지 않아 간이한 방법으로는 (공판 갱신 절차를) 진행되지 않는 게 명확해 보인다”며 일단 ‘녹취록 조사’를 원칙으로 하되, 특정 부분에 대해서는 녹음을 들을지 추후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때문에 이번 사건의 주요 쟁점마다 이 대표 측이 ‘녹음 청취’를 주장할 경우 공판 갱신 절차가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다음 공판기일은 오는 11일 오전 10시30분으로 정해졌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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