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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멕시코ㆍ캐나다ㆍ中 관세 강행…‘글로벌 통상 전쟁’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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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3-04 17:14:26   폰트크기 변경      
동맹국도 예외없는 전방위 압박…미국내서도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AP=연합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결국 강행했다. 미국으로 유입되는 마약류 단속 등 ‘국경 안보’를 명분으로 한 이번 조치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통상 전쟁’의 서막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중국에 대해선 20%(지난달 10% 부과에 이어 10% 추가) 세율로 적용되는 신규 관세를 4일 오전 0시1분(현지시간)을 기해 발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방침을 밝히며 “멕시코와 캐나다에 부과할 25% 관세와 관련해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중국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지난달부터 시행한 10%에 더해 총 20%의 관세가 중국산 품목에 부과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멕시코ㆍ캐나다와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지난달 4일부터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멕시코와 캐나다가 불법이민과 마약 단속 등을 위한 국경 안보 강화에 협력하기로 하자 이를 유예했다.

트럼프를 비롯한 미 행정부는 내달까지 한 달 더 미룰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지만, 결국 예정대로 이날 강행했다.

동맹국도 예외없는 ‘무차별 관세’ 적용으로 글로벌 통상ㆍ무역의 대혼란기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회원국이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으로서 미국의 핵심 동맹국으로 지목되는 캐나다에도 고관세 부과를 강행한 점이 이를 방증한다는 분석이다.

당장 이번 관세만으로도 우리 기업들에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 국내 기업들 다수는 미국보다 생산원가가 저렴한 멕시코에 진출한 뒤 미국ㆍ멕시코ㆍ캐나다무역협정(USMCA)을 이용해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해 왔다.

현재 한국 기업 중에는 삼성전자, LG전자,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트랜시스 등 400여개 기업이 멕시코에 생산 기지를 두고 있다.

이에 더해 트럼프는 이날 농산품을 시작으로 상대국의 관세율과 비관세 장벽 등을 반영해 부과하는 상호관세 역시 4월2일 예정대로 시행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이날 SNS에서 미국 농업 종사자들을 향해 “미국에서 팔릴 많은 농산품을 만들 준비에 착수하라”며 “4월2일부터 외국 생산물에 대해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의 관세 부과 목적은 현지 일자리 창출 등 미국에 대한 ‘직접적 기여’를 할 수 있는 방향으로 투자를 하라는 압박으로도 읽힌다.

실제로 이날 관세 확정을 밝힌 기자회견은 대만 반도체업체 TSMC가 미국에 1000억달러(약 146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트럼프는 회견에서 “만약 대만에서 만들고 미국으로 보낸다면 25%나 30%, 50% 등 어떤 수치가 됐든지간에 관세를 부과받게 될 것”이라며 “(TSMC가) 게임에서 훨씬 앞서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대만 반도체 기업 TSMC의 1000억달러 규모 미국 투자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EPA=연합


그러나 이날 관세 부과 대상이 된 국가들은 트럼프에 협조하는 대신 ‘보복관세’로 맞불을 놓으며 강하게 반발했다.

캐나다는 이날 총 1550억 캐나다 달러(156조원) 규모의 미국 수입품에 보복 관세를 물리기로 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성명을 내고 이같은 조치는 “미국의 무역 조치가 철회될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중국도 10일부터 미국산 농축산물을 대상으로 10∼15% 보복 관세를 부과하고, 일부 미국 기업에 전략 물품 수출 통제 제재를 가하는 동시다발적 대응에 나선다.

미국 내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의 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속속 나오면서 물가 상승과 고물가 현상이 동시에 찾아오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고조되는 등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이날 발표한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50.9) 대비 0.6포인트 하락한 50.3으로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티머시 피오레 ISM 회장은 “관세로 가속화한 가격 상승이 신규 주문 적체, 공급업체의 납품 중단, 제조업 재고 등을 초래하고 있다”며 “관세가 3월 중순까지 발효되지는 않지만 현물 상품 가격은 이미 약 20%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무역전쟁’이라고 재차 규정하며 “미국이 ‘관세맨(Tariff Man)’ 트럼프 대통령이 초래할 경제적 위험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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