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GNI, 주요국 6위 수준

작년 연간 및 4분기 성장률…각각 2.0%·0.1%

사진=한국은행 제공.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전년 대비 1.2% 증가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 중에선 6위를 차지하며 전년에 이어 일본과 대만을 앞선 수준을 유지했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6624달러로 전년(3만6194달러) 대비 1.2% 불어났다. 원화 기준으로는 4995만5000원을 기록해 1년 전(4724만8000원)보다 5.7% 늘었다.

한국의 달러 기준 1인당 GNI는 2014년(3만798달러)에 처음 3만달러를 돌파한 뒤 2021년(3만7898달러)에 최고점을 찍었고 이후 원화가치가 절하되며 3만6000달러 박스권에 갇혀있다.

한국보다 1인당 GNI 규모가 큰 나라는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를 기준으로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순이었다.

강창구 한은 국민소득부장은 “대만의 1인당 GNI는 3만5188달러이고 일본의 경우 발표한 총 GNI에 환율과 인구수를 나눠 계산할 시 3만4500달러로 관측된다”며 “우리나라가 올해도 일본과 대만을 앞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경제명목 GNI가 계속 증가하는 흐름을 나타내 1인당 GNI 4만달러 달성도 수년 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국제통화기금(IMF)도 작년에 한국의 4만달러 달성시기를 2027년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환율 변동성이 커진 만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올 1월 발표된 속보치와 동일한 전기 대비 0.1%, 연간 성장률도 2.0%를 각각 유지했다.

◆작년 4분기 성장률 0.1%…“건설투자 14년 만에 최저”

표=한국은행 제공.

건설경기 침체가 우리나라 성장의 발목을 잡으면서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0.1%에 그쳤다. 연간으로도 2.0%선에 턱걸이했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4/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연간 및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앞서 1월 발표된 속보치와 동일한 0.1%, 2.0%로 각각 집계됐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건설투자는 –4.5%로, 속보치(-3.2%)보다 크게 뒷걸음질쳤다. 지난 2010년 2분기(-5.1%) 이후 14년6개월 만에 가장 큰 역성장이다.

강창구 한은 국민소득부장은 “건설기성과 정부 건설투자 부문 실적이 예상치보다 더 낮아 속보치 대비 부진한 결과가 나왔다”며 “정부 건설부문에서 지난 12월 집행에 차질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통계에서 건설투자(-1.3%p) 외에 속보치엔 반영하지 못했던 지난 12월의 수치를 포함한 결과 △수출(+0.5%p) △정부소비(+0.2%p) △수입(+0.2%p) 등은 상향됐지만 △설비투자(-0.4%p) 등이 하향 조정됐다.

경제활동별로 봐도 건설업이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4.1% 감소했다. 건설업은 작년 2분기(-6.0%)부터 3분기(-1.4%), 4분기(-4.1%)까지 3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서비스업은 부동산업,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등이 줄었으나 금융 및 보험업, 의료,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등이 늘어 0.4% 증가했다.

제조업은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전자 및 광학기기를 중심으로 0.2% 올랐다.

지출항목별로는 건설투자가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4.5% 후퇴했다.

건설투자는 작년 2분기(-1.7%)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서 3분기(-3.6%), 4분기(-4.5%)에 이어 연속 하락폭을 확대했다.

강 부장은 “건설투자의 부진은 그간 착공 등 수주가 위축된 것이 계속 누적됐다”며 “올해도 부진한 흐름이 쉽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상반기에 집중하는 등 상방요인은 있다고 예상한다”고 전했다.

민간소비는 재화(승용차, 전기·가스 및 기타 연료 등)가 줄었으나 서비스(의료, 교육 등)가 늘어 0.2% 증가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0.7% 올랐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승용차 등)가 줄었으나 기계류(반도체제조용장비 등)가 늘어 1.2% 증가했다.

수출은 정보기술(IT) 품목(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0.8% 증가했으며 수입은 기계 및 장비 등이 늘어 0.1% 상승했다.

한편, 한은은 지난주 조사국에서 올해 1분기 우리나라 실질 GDP 성장률을 0.2%로 전망한 것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강 부장은 “최근에 나온 신용카드나 1, 2월에 통관수출 기초 자료를 보면 일부 부진한 모습이 있다”며 “GDP 기준으로 볼 때 물량 기준으로 전환한다면 가격 요인이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는 등 여러 요인이 있기에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데이터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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