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자 76%, “70세 연령 상향 적절”
서울시 “요금 인상ㆍ국비 지원 이뤄져야”
노인계 “우리탓 아니야...버스도 무임승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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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민 10명 중 6명이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 상향에 찬성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 사진 : 연합 |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서울시민 절반 이상이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 상향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서울교통공사 무임승차 적자가 처음으로 4000억원을 넘어서면서 무임승차 해결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노인계는 무임승차 범위를 버스까지 늘려야 된다고 주장하면서 “지하철 적자를 노인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5일 서울시의회 윤영희 의원(국민의힘ㆍ비례)은 시의회 교통위원회 주최로 열린 ‘서울시 도시철도 노인무임승차 현황 및 개선에 대한 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위드리서치가 윤영희 의원 의뢰로 지난해 12월11일부터 5일간 서울시민 11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4.1%가 무임승차 연령 상향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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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임승차제도 여론조사 결과 분석표. / 사진 : 윤영희 시의원실 제공 |
응답자의 71%는 노인의 기준 연령에 대해 만70세 이상이 적합하다고 밝혔다. 연령 상향 찬성 이유로는 미래 세대의 부담이 커진다(39%), 사회적 인식 변화(37%), 지하철 없는 도시 노인과의 차별 발생(24%) 등을 꼽았다.
‘노인 무임승차 제도가 지하철 적자에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는 76.6%가 ‘그렇다’고 답했다.
무임승차 제도에 대한 개선 방향(복수선택)으로는 ‘저소득층ㆍ장애인 대상 바우처 제공’(64.2%)이 가장 많은 응답을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출퇴근 시간대 무임승차 제한’(60.8%)이 뒤를 이었다.
윤영희 시의원은 “우리 사회가 이미 100세 시대에 접어든 만큼, 노인 기준 연령과 복지 정책도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노인 무임승차를 놓고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 노인계 등의 입장이 엇갈리며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임세규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 사무처장은 “지하철 적자의 원인은 무임승차가 아니다”라며 “지하철 적자를 노인 탓으로 돌리니 공공의 적이 된 느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전시는 70세 이상 노인에 대해 버스 무임승차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서울시도 지하철뿐만 아니라 버스까지 무임승차를 확대해달라”고 요구했다.
노인 무임승차가 없어지면 노인 삶의 질이 상대적으로 저하되고, 노인들이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서 발생하는 여러 복지비용이나 사회적 비용이 오히려 증가하게 된다는 주장도 펼쳤다.
반면, 이은기 서울교통공사 경영지원실장은 “작년 기준 무임승차 인원은 전체의 약 17%인 하루 751만명이고, 이로 인한 손실액은 한해 4000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원 대책이 없는 무임손실 증가는 구조적 적자를 야기해 안전투자 기회를 놓치는 등의 문제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무임승차와 더불어 저렴한 요금도 지하철이 적자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박주선 서울시 교통실 도시철도과장은 “서울지하철은 연간 2조9000억원이 인건비ㆍ전기료 등 비용으로 발생하고 수입은 약 1조9000억원 수준으로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 “노인 무임승차뿐만 아니라 저렴한 요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적자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에 공사와 서울시 모두 무임승차 비용에 대한 중앙정부의 국비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과장은 노인 무임승차가 노인복지법에 근거하고 국민으로서는 누구나 가져야 하는 이동권에서 비롯되는 만큼 입법과정을 통해 정부가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가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은기 서울교통공사 경영지원실장도 “외국의 경우 대부분 공공성을 전제로 중앙정부 또는 지방 정부가 지원을 한다”면서 “운영기관이 부담하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아주 이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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