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현희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금융권의 시각이 지난 2022년 하반기 부동산PF 경색 당시보다 보수적으로 변하는 모습이다. 지난 2023년 초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PF보증 등 채무보전만 가능하면 대출을 해주는 분위기였지만 올해는 채무보전 외에 시공사 재무구조가 안정적인지 여부까지 파악돼야 대출 승인되는 구조로 바뀐 것이다.
올해 건설투자 역성장 등도 이유지만 최근 계속되는 중견 건설사들의 줄도산으로 인해 금융권의 PF대출 문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PF대출 심사시 △HUG의 PF보증 등 채무보전 △시공사의 재무구조 안정성 △입지 등을 가장 우선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모든 조건이 종합적으로 안정적이어야 PF대출을 취급한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HUG의 PF보증으로 채무보전이나 담보만 가능하면 대출을 취급했지만 최근 HUG의 재정 문제 등이 거론되면서 보증과 담보만 믿기 어렵다는 분위기라는 전언이다.
채무보전과 함께 시공사의 재무구조 안전성이 확보돼야 PF대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시공사의 재무구조 안정성을 최우선적 고려사항으로 꼽히고 있다. 올해 들어 신동아건설, 대저건설, 삼부토건, 대우조선해양건설 이어 벽산엔지니어링 등 중견 건설사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1월말부터 내부 신용평가 등급이 일정 수준 이상인 건설사에 대해 10억원 초과 신규 대출을 허용하기로 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은행권 관계자는 "10대 건설사 중에서도 재무구조가 안정적이지 않다고 판단되면 PF대출을 하기 어렵다"며 "최종적인 채무인수 부담은 시공사이기 때문에 건설사의 재무구조가 안정적인지 최우선으로 고려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지난해 연말 기준 건설업 대출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32%를 기록, 전체 평균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비율 0.32%보다 4배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란 전체 대출 자산 대비 3개월 이상 연체가 지속된 부실채권비율이다.
금융권이 지난 2022년 부동산PF 경색 당시보다 보수적으로 취급하는 이유는 '자본비율' 문제 때문이다. 위험도 높은 대출을 취급하면 그만큼 위험가중자산 비중이 늘어나 자본비율을 하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주주환원정책인 밸류업 목표를 설정한 금융지주사와 은행, 보험사 등은 위험가중자산을 줄여야 밸류업 목표를 충당하고도 안정적인 자본비율을 유지할 수 있다.
2금융권인 저축은행들은 충당금 적립을 줄이기 위해 부동산 경기회복 가능성을 빌어 부실 부동산PF 사업장 가격을 쉽게 내리지 못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부동산PF 경공매 낙찰가율을 90%에서 최대 80%까지 낮추도록 유도 중이다. 낙찰가율 80%는 감평 대비 20% 낮은 가격을 의미한다. 금융회사도 감평 대비 20% 낮은 가격이라고 하면 부실여신(고정이하여신비율) 20% 수준과 유사하기 때문에 최대한 20~30% 낮춘 가격이라도 조속히 매각하라는 게 금융당국의 의견이다.
김현희 기자 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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