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권해석 기자]메리츠금융이 홈플러스에 대한 채권보전 수단을 활용한 부동산담보신탁이 주목을 받고 있다. 홈플러스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돌입으로 투자자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가장 큰 익스포저(위험노출액)을 보유한 메리츠금융만 화를 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이 보유한 홈플러스에 대한 대출잔액은 1조2167억원이다. 메리츠증권이 6551억원으로 가장 많고, 메리츠화재해상보험과 메리츠캐피탈이 각각 2808억원씩을 보유하고 있다.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홈플러스와 1조3000억원 규모의 대출약정을 체결했고, 이후 홈플러스가 대출금 일부를 상환했다.
통상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대출채권은 법원을 중심으로 마련될 회생계획에 따라 채무조정 대상이 된다.
하지만 메리츠금융의 채권은 채무조정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홈플러스가 담보제공 차원에서 점포를 부동산담보신탁하고, 메리츠금융이 우선수익권을 교부받았기 때문이다. 담보신탁된 홈플러스 점포의 감정가액은 약 4조8000억원이다.
신탁업계에서는 담보신탁이 되면 신탁재산의 소유권이 위탁자(홈플러스)에서 신탁사로 넘어가기 때문에 신탁 이후 발생한 위탁자의 회생절차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상관없이 메리츠증권이 신탁재산에 대한 수익권을 활용해 채권을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부동산신탁업계 관계자는 “부동산담보신탁을 하면 해당 부동산의 명의를 신탁사가 가지고 오게 된다”면서 “회생채권에 포함이 안되기 때문에 메리츠금융이 신탁사에 요청해 공매 절차를 밟은 뒤 매각 대금으로 채권을 회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법원 판례도 신탁재산의 수익권이 회생계획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02년 12월 대법원 판결을 보면 신탁재산 수익권은 정리절차 개시 당시 회사 재산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
메리츠금융도 홈플러스에 대한 채권은 법원의 회생계획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반면, 메리츠금융을 이외에 은행과 보증기관, 채권투자자 등은 앞으로 나올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에 따라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 홈플러스에 대한 은행권 익스포저는 1100억원 가량이며, 회사채 잔액은 860억원으로 파악된다. 회사채는 신용보증기금이 보증한 P-CBO(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로 발행됐다. 기업어음(CP) 1160억원을 포함한 단기사채는 1880억원이며, 카드대금을 유동화한 유동화증권 잔액은 4000억원 가량이다.
권해석 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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