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다치고 건물 7채 파손
“큰 폭발음 들리고 검은 연기”
공군 “피해보상 모든조치 강구”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한미연합훈련 중 우리 공군 전투기가 잘못 떨어트린 폭탄이 민가를 덮쳐 민간인과 군인들이 다치고 가옥과 차량이 파손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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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서 민가에 포탄이 떨어져 마을 일대가 통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군 당국에 따르면 6일 오전 10시5분쯤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낭유대교 인근 노상에 포탄이 떨어져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모두 15명이 다쳤다.
소방 당국이 중상자로 분류한 사람은 민간인 2명이다. 한 사람은 목에 파편이 박혔고, 다른 사람은 우측 어깨 개방성 골절상을 입어 각각 국군수도병원과 의정부성모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다행히 2명 모두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인 2명을 포함해 나머지 경상을 입은 사람 중 일부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군인들은 인근 군부대 성당에 있다가 찰과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게다가 이 사고로 인근 민가와 군부대 성당 등 건물 7채와 화물차량 1대가 파손됐다. 사고 현장 인근 주민들은 “큰 폭발음이 들린 직후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고 전했다.
사고 직후 군 당국은 현장을 통제하며 혹시 남아 있을지 모르는 불발탄 해체 작업을 위해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불발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고는 우리 공군 KF-16 전투기 2대가 조종사의 좌표 입력 실수로 각각 4발씩 MK-82 폭탄 8발을 원래 표적지에서 약 8㎞ 벗어난 민가에 떨어트려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공군과 육군, 주한미군은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 일대에서 올해 첫 한미 연합ㆍ합동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에 나섰다. 한미 연합방위태세 확립을 위해 오는 10일 시작되는 ‘2025 자유의 방패(FSㆍFreedom Shield)’ 연습의 전초전 격으로, 김명수 합참의장과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군사령관 등 양국 군 수뇌부가 이날 현장에서 훈련을 지켜봤다.
MK-82 폭탄은 건물ㆍ교량 파괴 등에 사용된다. 폭탄은 직경 8mㆍ깊이 2.4m의 폭파구를 만들며, 폭탄 1개의 살상 반경은 축구장 1개 정도의 크기다. 위치정보시스템(GPS) 유도 방식이 아닌 무유도 방식으로 투하되며, 다양한 중량의 MK 계열 항공폭탄 가운데 MK-82가 가장 널리 쓰인다고 알려졌다.
공군은 이날 박기완 참모차장을 위원장으로 사고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사고 경위와 피해 상황 등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공군은 “비정상 투하 사고로 민간 피해가 발생해 송구하고, 부상자의 조속한 회복을 기원드린다”며 “피해 보상 등 모든 필요한 조치를 적극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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