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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승 한국경영학회 부회장(단국대 경영대학원장)이 6일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위기의 한국 주력 산업, 돌파구는 없는가? 세미나'에 참석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
6일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는 한국경제인협회와 한국경영학회가 공동 주최한 ‘위기의 한국 주력산업, 돌파구는 없는가?’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정연승 한국경영학회 부회장(단국대 경영대학원장)은 “트럼프 정부의 강력한 관세 정책으로,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백척간두에 놓여 있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정 부회장은 국내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수출비중은 2021년 19.9%에서 2023년 15.9%로, 석유화학 산업은 2022년 9.2%에서 2023년 7.4%로 각각 쪼그라들었다.
위기에 봉착한 원인으로는 △글로벌 경기 둔화 △공급망 불안정 △지정학적 리스크 △산업구조 변화 등이 꼽힌다.
그중에서도 중국의 영향력 확대가 치명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 부회장은 “중국이 기술 독립과 기술 주도를 위해 엄청난 투자를 단행하는 산업 정책을 펼치고 있고, 미국이 이를 견제하며 미-중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의 지위가 감소하고 있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도체 기술 경쟁력 조사 결과, 불과 2년 만에 중국이 한국을 기술적으로 이미 역전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여러 측면이 있겠지만 중국은 기술적으로 우리보다 앞서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산업도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이 떨어지는 동안 중국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 역시 중국 제외 시 세계 3위지만, 중국 포함하면 7위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석유화학과 철강산업은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 압력이 심각하다. 석유화학 산업은 2021년 NCC 9개사 기준 7조 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3분기에는 8494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업황이 부진하다.
정 부회장은 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신산업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 부회장은 “한국이 그동안 경제 성장을 이룬 배경에는 강력한 산업정책이 있었지만, 최근 10~20년간 산업정책이 사라졌다”며 “미국, 중국, 유럽 등은 정부가 기업을 엄청나게 지원하는 동안 우리 기업들은 고아처럼 방치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위기 극복을 위한 5가지 정책 방향으로 △미래 성장 동력 육성 및 첨단 기술 혁신 △디지털 전환 및 스마트 제조 혁신 △친환경 전환 촉진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 △규제 혁신을 제시했다.
특히, 정 부회장은 규제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더 하려고 하지 말고, 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라며 “규제를 잘 풀어주면 정부가 가장 스마트한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중복 규제를 통폐합하고 기업이 투명하고 빠르게 판단해 장기적 투자를 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정 부회장은 “우리에게 남아있는 시간이 얼마 없다. 주력산업이 무너지면 중소기업도, 지역도 흔들린다”면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며, 주력산업을 재점화하고 첨단 고부가가치를 더해 대한민국 경제가 다시 순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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