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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종로사옥./사진: 고려아연 제공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법원이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신청한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을 일부 인용하면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영풍ㆍMBK 간의 치열했던 경영권 분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달 말 열릴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수석부장판사 김상훈)는 7일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법원은 지난 1월 23일 임시 주총에서 가결된 안건 중 집중투표제 도입을 제외한 이사 수 상한 설정, 이사 선임 등 모든 결의 사안의 효력을 정지시켰다.
구체적으로 법원은 고려아연이 임시 주총 전날 손자회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을 통해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상호주 제한’ 조치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상호주 제한은 관련 회사가 모두 ‘주식회사’에 해당해야 적용될 수 있다”며 “SMC는 상법에 따른 주식회사가 아니고 유한회사의 성격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임시주총에서 선임된 고려아연 측 추천 이사 7명에 대해서도 “사외이사로서의 직무를 집행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결정했다.
이로 인해 영풍ㆍMBK 측의 의결권 있는 지분이 15.55%에서 40.97%로 복원돼 지분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게 됐다. 영풍ㆍMBK 연합 지분율은 46.72%로, 고려아연(19.95%)과 우호 지분(19.21%)을 합한 39.16%보다 약 7%p 앞선다.
법원은 임시 주총에서 통과된 집중투표제 도입의 효력은 인정했다. 재판부는 “의결권이 제한되지 않았다 해도 찬성률이 69.3%에 달해 특별결의 요건이 충족된다”며 “주식 의결권 제한 여부와 무관하게 임시 주총에서 가결되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집중투표제는 주식 1주마다 이사 후보 수만큼의 의결권을 부여하고, 주주가 원하는 후보에게 집중적으로 표를 행사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이 제도가 적용되면 영풍ㆍMBK 측이 지분 우위를 바탕으로 이사회 과반을 단숨에 장악하기는 어려워진다. 따라서 집중투표제를 전제로 정기 주총 표 대결이 이뤄진다면 ‘13대 11’이나 ‘12대 12’ 등 구도로 최 회장 측에 유리하거나 동률을 이룰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는 이번 정기 주총에서 영풍ㆍMBK 측이 이사진 일부만 이사회에 진입시키고, 향후 이사 임기 만료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풍ㆍMBK 측은 “공정하고 정정당당한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고려아연의 기업 거버넌스가 바로 세워지고 주주가치와 기업가치가 회복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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