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회장과 FI간 풋옵션 분쟁이 해소되면서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사진:교보생명

[대한경제=이종호 기자]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재무적투자자(FI) 어피니티 컨소시엄 사이에 벌어진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팔 권리) 분쟁’이 7년 만에 일단락됐다. 신 회장의 경영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금융지주사 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교보생명 FI인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싱가포르투자청(GIC)은 각각 교보생명 보유 지분 9.05%와 4.50%를 금융회사(신한투자증권 등)에 매각했다.

어피니티와 GIC, EQT파트너스, IMM 프라이빗에쿼티(PE) 등 4개사가 구성한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2012년 교보생명 지분 24%를 주당 24만5000원, 총 1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컨소시엄은 2018년 풋옵션을 행사하며 신 회장에게 주당 41만원에 지분을 되사가 달라고 요구했지만 신 회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7년째 대치 상태를 이어왔다.

이번 거래로 2012년 교보생명 지분 24%를 인수하려고 구성된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4개 펀드 중 2곳이 엑시트를 결정하면서 컨소시엄은 사실상 해체 절차를 밟게 됐다. 또 다른 FI인 IMM PE·EQT(각각 5.23% 보유)도 조만간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면서, 7년간 이어져 온 풋옵션 분쟁이 완전히 종결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이번 분쟁 해소로 신 회장의 지배력이 강화되면서 신 회장 중심의 경영이 가능해졌다. 신 회장은 본인과 특수관계인 지분(36.37%), SBI그룹 및 SPC 지분을 합쳐 과반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먼저 교보생명은 올해 지주사 전환을 표로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손해보험사와 저축은행 등 다른 금융사 M&A도 고려하고 있다.

조대규 교보생명 대표는 “주주간에 적절한 대화와 협의를 통해 서로 윈윈할 수 있고, 시장에서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에 협상이 성사된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로써 교보생명은 지주사 전환 작업과 미래지향적 도전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2press@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