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월드몰에서 진행하는 버추얼아이돌 '플레이브' 데뷔 2주년 기념 팝업에서 방문객이 굿즈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롯데백화점 제공 |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유통업계가 대중을 겨냥한 ‘메가히트’ 상품보다 특정 팬덤을 겨냥한 ‘소수완판’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충성도 높은 팬층의 소비력을 활용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움직임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PLAVE)’의 데뷔 2주년을 기념해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해피 플레이브 데이(Happy Plave Day)’ 팝업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온라인 사전 예약 당시 대기 접속자가 2만5000명을 넘어서며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현대백화점은 19일까지 더현대 서울에서 가수 ‘지드래곤’의 정규 3집 앨범 발매를 기념해 ‘위버맨쉬(Übermensch)’ 미디어 전시를 연다. 전시가 열리는 5층 사운즈 포레스트에는 7m 높이 초대형 응원봉 포토존을, 에픽서울에는 홀로그램 전시를 마련했다. 지하 2층 아이코닉 스퀘어에서는 지드래곤 티셔츠, 모자 등을 판매한다.
세븐일레븐도 아이돌 그룹 SF9과 협업해 ‘SF9화보매거진기획세트’를 한정판으로 선보인다. 화보 매거진과 하리보 젤리, 세븐일레븐 단독 SF9 포토카드, 엽서 등을 포함했다. 이마트24는 인기 걸그룹 스테이씨(STAYC)의 컴백을 기념해 앨범과 협업 상품을 출시했다. 팬사인회 응모권이 포함돼 있어 팬들의 구매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팬덤 경제가 급부상하는 배경에는 소셜 미디어와 디지털 플랫폼의 발달이 주효했다. 팬덤 경제는 유명 연예인 뿐 아니라 특정 분야의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전문 크리에이터로 확대되는 추세다. 가전, 패션 등 취향이나 전문성이 중요한 카테고리에서는 해당 분야의 유명 인플루언서와 협업해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하거나 단독 상품을 선보이는 것도 늘었다. 마크로밀 엠브레인 조사 결과 10명 중 6명이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를 구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팬덤 경제는 실제 유통업체의 매출 증대로도 이어지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2023년부터 캐릭터, 스포츠, 아이돌 등 팬덤이 두터운 카테고리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K리그, 산리오캐릭터즈가 만난 ‘FC 세븐일레븐’팝업스토어는 25만명 이상이 방문,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역대 팝업스토어 중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아이돌그룹 CIX(씨아이엑스)와 팝업 행사를 진행한 결과 점포 매출이 많게는 50% 가량 늘었다. 행사 기간 중 그룹 멤버가 매장을 방문하자 팬들이 추종 방문하며 상품 구입으로 이어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팬덤의 충성도와 구매력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중요한 요소”라며 “앞으로도 특정 팬층을 공략하는 마케팅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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