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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시의원과 서울시 관계자들이 지속가능한 남산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 : 서울시의회 제공 |
[대한경제=임성엽 기자]남산케이블카 독점 운영권자 한국삭도공업의 아집(我執)이 시민 불편은 물론, 교통약자의 접근성 악화, 나아가 지역경제 발전까지 가로막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사업은 한 번 기회를 놓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이 입는 만큼, 서울시의 ‘남산 곤돌라 설치사업’이 하루 빨리 정상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0일 홍현근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남산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남산은 서울시민 뿐 아니라 모든 내국인과 세계인이 찾는 우리나라의 관광자원으로 누구나 자유롭게 남산에 올라가 서울의 경치를 구경할 권리가 있다”며 “하지만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과 노인부터 어린이, 유모차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모든 이동약자’는 심각한 차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삭도공업이 지난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대중교통 수단 중 하나인 ‘케이블카’ 사업을 독점 운영했기 때문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임종국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균형위원회 위원은 “남산케이블카 사업은 지난 1962년, 군사정권아래 유효기간이 없는 삭도사업 허가를 획득한 뒤, 민간기업이 3대에 걸쳐 세습 운영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삭도공업은 서울시가 지난해 ‘남산곤돌라사업’을 착공하는 등 본궤도에 올리자, 집행정지 가처분으로 대응해, 현재 공사는 중단된 상태다.
63년간 진행된 남산케이블카 독점의 폐해는 지속적인 시민불편으로 이어졌다. 남산케이블카 운행량은 시간 당 576명에 그치면서, 연간 80만명에 달하는 남산방문객 수요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평균 대기시간은 80분에서 많게는 140분까지 소요되고 있다. 노선버스 또한 남산구간에 평균 40분이 소요되고 있다. 불법 주ㆍ정차도 만연하다. 남산케이블카 앞 민원은 연간 106건으로 집계됐고, 단속 건수는 연간 700건에 달한다.
남산 정상까지 제대로 된 교통수단이 ‘버스’ 밖에 없다 보니 버스 내부 혼잡도는 198%를 기록, 기준 상한(180%)을 18%포인트 뛰어넘었다. 지난해 8월엔 노선버스가 전복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버스 승객은 물론 주변 보행자 안전까지 위협하는 셈이다.
63년 된 케이블카의 노후화도 심각하다. 서울시에 따르면 노후화로 인한 케이블카 사고는 6건으로 집계됐다.
이런 상황에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본격화 된 남산곤돌라 설치공사는 케이블카 독점 폐해 문제를 일거에 해소할 유일한 방안으로 꼽힌다.
실제 서울시가 추진 중인 남산곤돌라의 시간당 수송인원은 1800명으로 현재 케이블카 대비 3배 가량 높다. 이용 요금 또한 왕복 기준 1만원으로 케이블카 대비 5000원 저렴하다. 가장 큰 차이점은 접근 편의성 문제다. 지금 남산케이블카를 타려면 명동역에서 나와 일반 성인 기준으로도 걸어서 평균 15분이 걸린다. 서울시가 추진 중이 남산곤돌라 하부 탑승장은 명동역 1번출구와 맞닿은 예장공원에 설치된다. 접근편의성이 높아지면 예장공원 주변 명동상권 인구 유입으로 상권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일각에서 제기하는 ‘곤돌라’ 설치를 통한 생태계 파괴 문제 또한,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것으로,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박영한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위원은 “남산 곤돌라는 친환경 이동수단으로 전기를 이용해 탄소배출을 줄이고, 특히 운송량을 기존 대비 3배 가까이 늘림으로써 차량 운행을 대체, 남산 자체의 환경부담을 완화할 것”이라 말했다.
특히 서울시는 ‘남산공원 보전 및 이용에 관한 기본 조례’를 지난해 5월 공포해 곤돌라 운영 수익 모두를 남산의 생태환경보전과 시민의 여가공간을 위한 사업에 재투자하기로 했다.
이 재원을 바탕으로 생태경관보전지역 내 외래종을 제거하고, 자연 서식지 복원 프로젝트를 추진해 자연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임종국 서울시의원에 따르면 남산케이블카는 코로나 시국인 2021년(25억3000만원 적자)를 제외하곤, 33억원(2017년)에서 64억원(2023년) 수준의 영업이익을 남기고 있다. 독점을 통해 매년 수십억원의 수익을 창출해왔음에도, 한국삭도공업은 국유지사용료 1억원 외 공공기여는 없었다는 게 임종국 의원의 설명이다.
이처럼 빠른 시일 내 추진해야 할 ‘남산곤돌라’ 설치공사는 현재 공사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간 멈춰 섰다. 착공 후 소송 리스크로 공사가 중단되면서 서울시가 지불해야 할 공기연장 간접비 등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이미 서울시는 시공을 위한 사전용역 업체를 선정하고도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서 취소하기도 했다. 하루가 달리 공사비가 치솟는 상황에 법적 리스크로 전체 공사비도 지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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