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의장 “당사자들 다 함께 노력해야”
박단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필요”

우원식 국회의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료현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축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한경제=조성아 기자]의정 갈등이 장기화되며 국민 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10일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만나 의견을 나눴다. 의정 갈등의 실마리를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황규석 의협 부회장 겸 서울시의사회장과 비공개 면담을 나눴다.

권 위원장은 면담이 끝난 후 기자들에게 “의협이 생각하는 의정 갈등의 쟁점 등에 대해서 상세하게 이야기했다”며 “국민의힘이 의정 갈등을 풀어나가는 역할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현재 의료계 내부에서도 다양하게 의견이 갈려 있는 부분이 있어서, 여러 그룹으로부터 듣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 의대 정원부터 시작해서 모든 쟁점을 다 이야기했다”며 “지금 이 자리에서 하나하나 문제점과 해결책이 무엇이고, 주장이 무엇인지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는 않은 듯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교육부가 밝힌 ‘2025학년도 의학교육 지원 방안’에 대한 논의가 있을지 주목됐으나 이날 자리에서 구체적인 해결책을 내놓지는 않았다.

교육부는 지난 7일 학생들이 이달 중으로 복귀하면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 수준인 3058명으로 동결하겠다는 내용의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 역시 교육부 발표에 앞서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전인 3058명으로 조정하는 게 타당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의대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보고 (전국 의대 학장들의) 건의 내용이 현실적으로 타당하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황규석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겸 서울시의사회 회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의대 정원 문제와 관련해 면담한 뒤 나와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황 부회장은 이날 권 위원장과의 면담에 대해 “의료계 상황을 있는 그대로 전달했다”며 “소통하는 자리였다”고만 말했다.

대한의사협회는 2026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에 대해 교육부가 내놓은 이전 수준의 동결을 넘어 1명도 뽑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단 부회장도 최근 한 인터뷰에서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정원 원상복구가 아니라) 2026년도 정원을 뽑을 수 있을지 없을지 자체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입법조사처, 의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국회에서 ‘의료 현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대화’ 토론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박 부회장은 의대 정원만으로 전공의들이 복귀하지는 않을 것이며 “수련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15년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등을 위한 전공의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 중이지만 여전히 전공의 수련환경은 열악하다”며 “전공의 수련 시간을 주당 80시간에서 64시간으로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근로기준법 특례 업종에서 의료인을 삭제해 주 52시간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토론회에 참석해 “내년 의대 정원을 동결한다는 정부의 발표에 대해서도 집단별, 분야별로 평가와 반응이 엇갈리고 현장 혼란이 여전해 여러모로 아쉽고 안타깝다”며 “의료계와 정부, 국회가 전공의의 목소리를 듣고 논의하며 서로 간에 신뢰를 회복해가는 과정에서부터 의정 갈등의 해법을 찾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료계 내부에서도 전공의와 수련 병원, 의대 지망 수험생과 현재 의대생, 병원과 의과대학 간 다양한 의견이 존재해 차이를 좁히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대화를 통해 당사자들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성아 기자 j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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