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2023년 4월 이후 990원 돌파
원·달러, 이날 장중 1460원대까지
상황 지속 땐 금융시장 타격
![]() |
사진=이미지투데이. |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일본은행(BOJ)의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엔화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원화 약세가 맞물리면서 원·엔 환율이 1000원에 육박하는 등 근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수출 의존도가 큰 우리나라의 특성상,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 영향으로 원화가 절하되고 있는데, 시장에서는 이런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원 환율은 100엔당 990원을 넘겼다. 이는 지난 2023년 4월(1000.26원) 이후 처음이다. 최근 일본에선 물가 상승으로 실질 임금소득이 줄어 BOJ에서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고 이에 엔화가 절상하고 있다. 한 달 전만 해도 151엔선이었던 엔·달러 환율이 현재는 146엔선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엔화는 그간 약세 폭이 상당했기에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지금은 강세를 나타내나 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심한 만큼 중장기적으로 봐야한다”고 전했다.
반면 지난달 말 1420원대까지 내렸던 원·달러 환율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이날 장중 1460원대를 기록하는 등 원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원화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여파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 의한 악영향을 그대로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환율 변동이 국내 경제에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동시에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엔화 강세가 장기화될 시 일본과 수출 경쟁에서 한국이 좀 더 유리한 입지에 설 수 있다”며 “서비스수지 측면에서도 우리나라의 일본 여행이 굉장히 많아 여행수지가 악화됐는데 엔화 강세로 제약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원화가 절하되면 소비자물가가 상승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투자자금이 유출돼 금융시장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원화 가치가 향후 더 하락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 금융권 전문가는 “미국이 지금은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 등을 중심으로 추가 관세를 적용하지만 그 다음 그룹에 한국이 있을 수 있다”며 “우리나라는 미국을 상대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 흑자나 자동차 수출이 많은데, 관세의 타겟이 될 시 원화 가치에 타격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내수를 부양하고 수출을 다변화하는 등 경제를 살리기 위해 대응해야 한다고 짚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내수 시장을 활성화하고 수출 시장을 다양화해서 외국 투자자금이 다시 국내로 들어와야 한다”며 “우리나라에 있던 엔캐리 자금이 빠져나가 원·달러 환율이 더욱 올라갈 위험도 있는 만큼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도 빨리 해소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