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선고일 한남초 등 휴교 검토
헌재 인근 학교들도 재량휴업 가능
상인 “봄철특수 기대했는데 피해”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 이후 1월 한 달 내내 잠을 한숨도 못 자서 정말 힘들었는데, 또다시 대통령이 돌아와 시위대 소음에 시달려야 한다니…한남동만 40년 살았는데 암담합니다.”(한남동 주민 A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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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안국역 인근 헌법재판소 상가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반대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 사진 : 손민기 수습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일이 다가오면서 탄핵 찬반 집회가 다시 도심 곳곳에서 재개되고 있다. 지난 8일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에 따라 한남동 관저로 돌아오자 잠잠했던 한남동 일대도 시위 인파로 교통 정체와 각종 소음과 쓰레기 문제가 재현되며 주민들이 시름을 앓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폭력 시위 사태를 우려하며 헌법재판소와 한남동 인근 초등학교의 휴교도 검토하고 있다.
우선 대통령 관저 인근을 관리하는 자치구인 용산구는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안전관리 인력을 배치한다고 11일 밝혔다. 구는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집회가 재개됨에 따라 선제적 대응과 구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법원 결정이 나온 지난 7일부터 전담 대책반을 재가동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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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차벽으로 둘러쌓인 한남대로 일대. / 사진 : 민경환 수습기자 |
구는 특히 한남초 재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교를 위해 인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실제로 이날 오후 2시께 한남초 앞에는 경찰을 비롯한 구청 공무원과 지역 봉사자들이 아이들의 등하교길의 안전 관리를 관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남초 앞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뉴스에서 시위 소식 듣고, 걱정했는데 지도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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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2시 경 서울 용산구 소재 한남초등학교에서 구청 직원과 일부 자원봉사자들이 학생들의 안전한 등교를 돕고 있다. / 사진 : 김동섭 수습기자 |
교육당국도 비상이다. 서울교육청은 한남초뿐만 아니라 상시 집회 열리는 헌재 인근 교동초, 재동초, 덕성여중ㆍ고 등 6개의 학교들도 선고 당일 휴교 또는 재량휴업을 검토 중이다. 시교육청은 해당 학교들에게 안전대책 마련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들 학교는 ‘하교 시 교문 앞까지 보호자가 동행해달라. 긴급하게 휴업일이 지정될 수 있다. 휴업할 경우 방학을 줄여 법정 수업시수를 확보하겠다’는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각 가정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지난 1월부터 논란이 불거졌던 집회 현장 일대 쓰레기 대란은 다시 재현되는 모습이다. 이날 만난 한 환경미화원은 “한남초 앞 거리 청소 담당인데 주말 내내 쓰레기가 너무 많아 고생했다”며 “시위대들은 쓰레기를 치우지 않으니 일이 다시 배로 늘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 시위 당시 문제가 됐었던 한남동 일대 오물 문제는 일부 해결됐다는 게 구의 설명이다. 구 관계자는 “24시간 내내 집회하는 참가자들이 인근에 화장실이 없어 거리에 오물을 투기 했다는 민원이 간혹 있었는데, 현재는 집회 주최측에서 오물차를 직접 부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같은 날 수 천명의 시위대가 모인 헌재 인근에는 봄철 특수를 기대했던 안국동 일대 상인들이 인근 소음 등으로 고통을 받고 매출도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등 어려움을 토하기도 했다.
헌재 건너편 카페를 운영 중인 한 자영업자는 “손님들의 안전을 위해 오후 2시부터는 통행문 한쪽을 아예 막고 있다”라며 울상을 지었다. 인근의 한 식당 주인은 “시위대 막기 위해서 주말에도 차벽을 만들고 도로를 통제한다는데 그럼 우리 매출을 누가 책임지냐”며 “시위로 피해입은 인근 자영업자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경찰은 선고일엔 안국동 일대 교통을 통제한다는 방침이다. 서울교통공사도 안전사고 우려가 커질 경우 안국역과 종로3가역등의 폐쇄와 무정차 등을 통해 혼잡도를 관리를 검토 중이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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