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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 ‘논두렁 잔디’는 K리그 조기 개막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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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3-12 15:58:24   폰트크기 변경      
“2월 개막 없었던 것 아냐” 여론 싸늘

제시 린가드 SNS 캡처.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 악화로 비판 여론이 일자 서울시가 “K리그가 지난해보다 16일 앞당겨 개막하면서 사전 준비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에 나섰다. 연초부터 운영주체인 서울시설공단이 조기 개막에 따른 우려를 수차례 전달했으나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반면 축구연맹은 “과거에도 2월 개막이 있었으며, 첫 경기를 남부지방에서 치르기로 조정도 했다”며 선을 그었다.

12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지난해 11억원 대비 3배 늘어난 33억원을 투입해 잔디 교체물량을 충분히 확보하는 등 잔디 긴급 복구에 나선다. 오는 29일 대구FC와의 홈 경기 전까지는 잔디를 정상화하겠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시의 발표에도 ‘늑장 대응’이라며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한, 예산 33억원 투입 결정은 지난해 이미 확정된 것이며 새로운 대책이 아니라는 반응이다.

그간 손흥민 등 유명 축구선수와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등이 지속적으로 상암 ‘논두렁 잔디’에 대한 개선책을 요구해왔다. 지난해에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서도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관리 문제가 거론됐다.

특히, 지난 3일 열린 FC서울과 김천 상무의 K리그1 3라운드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잔디에 걸려 넘어지는 장면이 속출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 직후 FC서울의 제시 린가드 선수는 자신의 SNS에 움푹 파인 잔디 옆으로 드리블하는 장면을 공유하며 화내는 이모티콘을 붙여 올리기도 했다.

경기장 운영주체인 서울시설공단은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특히 한국영 공단 이사장이 대안으로 100% 인조잔디 경기장인 효창구장을 제안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축구팬들은 “축구의 축자도 모르는 발언”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축구연맹에 따르면 국내 규정상 인조잔디가 5% 이하인 곳에서만 프로경기가 가능하다.

긴급 복구 이후에도 비판 여론이 잦아들지 않자 공단은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공단 관계자는 “동절기 잔디 생육 문제로 2월 리그 개막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한국프로축구연맹에 꾸준히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공단은 축구연맹에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 2월에 시즌은 무리”라며 “특히 상암(월드컵경기장)은 지붕 구조로 인해 남측이 채광이 아예 들지 않는 환경으로 지반도 다 동결돼 경기 시 선수 부상이 우려된다. 2월은 잔디가 전혀 생육하지 않는 시기로 상암은 3월 전에는 경기를 할 수 없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축구연맹은 “ACLE 토너먼트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등의 개최 일정을 맞추려면 일정을 앞당길 수밖에 없다”는 이유로 조기 개막을 고수했다.

축구연맹은 카타르월드컵이 치러진 2022년에도 2월에 개막한 선례가 있다는 점, 비슷한 시기 프로축구 K리그2(2부) 경기를 치른 인근 목동종합운동장 잔디 상태는 양호하다는 점 등을 조기 개막 근거로 꼽았다.

연맹 관계자는 “리그 초반 일정을 원정경기로만 계속 치르는 것도 방법이었다”며 “잔디 부실 관리 논란은 오늘내일 일이 아니었던 것인 만큼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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