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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사진: 연합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고려아연과 영풍ㆍMBK파트너스가 3월 말 예정된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의결권 제한 문제를 둘러싼 공방을 벌이고 있다.
고려아연은 호주 자회사를 통해 영풍의 지분을 확보하며 영풍의 의결권 제한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영풍ㆍMBK 측은 이를 “아니면 말고 식의 주총파행전략”이라고 반박했다.
12일 고려아연 호주 자회사인 썬메탈홀딩스(SMH)는 썬메탈코퍼레이션(SMC)이 보유한 영풍 지분 10.3%를 현물배당받았다고 밝혔다. SMH가 SMC로부터 현물배당받은 영풍 주식은 총 19만226주로, 영풍 발행주식총수(184만2040주)의 10.3%에 해당한다.
고려아연 측은“고려아연과 영풍 사이에 새로운 상호주 관계가 형성됐으며, 이달 말 열릴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에서 영풍의 의결권은 여전히 제한된다”고 주장했다. 상법 제369조 제3항에 따르면 자회사(SMH)가 다른 회사(영풍)의 발행주식 총수의 10분의 1을 초과하는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 그 다른 회사(영풍)가 가지고 있는 모회사(고려아연)의 주식은 의결권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 526만2450주(지분율 25.4%)에 대한 의결권은 제한될 것이라고 고려아연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MBK의 적대적 M&A 성공 시 고려아연과 SMH, SMC가 제2의 홈플러스가 될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합리적이고 정당한 경영활동”이라고 부연했다.
반면 영풍ㆍMBK는 “SMH와 영풍은 단 1초도 상호주 관계에 있었던 적이 없다”며 고려아연의 주장을 “주총파행전략”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상법 제369조 제3항 법문에서 다른 회사가 ‘가지고 있는’ 모회사의 주식의 의결권을 제한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SMH는 정기주주총회 기준일(2024년 12월 31일)에 영풍 주식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영풍ㆍMBK는 또 “SMH가 영풍 주식 10%를 초과해 취득한 현 시점에 영풍은 고려아연 주식을 전혀 가지고 있는 상태가 아니다”며 “이번 3월로 예정된 고려아연의 정기주주총회일 당일에도 영풍은 고려아연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회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상법 제369조 제3항에 따라 영풍의 의결권이 제한된다는 주장은 억지”라고 덧붙였다.
영풍은 지난 7일 법원의 임시주총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일부 인용 직후, 보유 중인 고려아연 주식 전부를 현물출자해 신설유한회사인 와이피씨(YPC)를 설립했다. 영풍 측은 이를 “불법적 순환출자 구조에 기초한 최윤범 회장의 상호주 억지 주장이 또 다시 반복되는 것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고려아연은 “주주명부 확정 기준일 이후 고려아연 주식을 취득한 와이피씨는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영풍ㆍMBK 관계자는 “영풍ㆍMBK의 고려아연 이사회 주도권 확보가 기정사실화되자 최윤범 회장은 노골적으로 법률을 무시하면서 정기주총에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하겠다는 마각을 드러냈다”라며 “최 회장과 그 관련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고, 고려아연 이사회가 하루 빨리 정상화돼 고려아연 주주가치가 회복될 수 있도록 정기주총에서 확실한 결과를 가져오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분쟁은 영풍ㆍMBK의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 시도와 이에 맞선 고려아연의 경영권 방어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오는 3월 말 정기주주총회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번 주총에서는 영풍 측이 추천한 후보들을 포함한 이사진 선임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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