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호윤 기자] 싱가포르계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가 오는 26일 열리는 KT&G의 2025년 정기 주주총회에 상정된 ‘사장 후보 집중투표제 무력화 안건’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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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 제공 |
13일 FCP는 입장문을 통해 KT&G가 주총 안건으로 상정한 ‘의안 #2-3(사장 후보 집중투표제 무력화 안건)’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상현 FCP 대표는 “대표이사도 엄연히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다른 이사들과 동등한 자격으로 집중투표제를 적용받아야 한다”며 “자신만 특별 대우를 받겠다는 것은 ‘황제연임’을 위한 포석”이라고 주장했다.
집중투표제는 소액주주들이 이사 선임 과정에서 의결권을 한 후보에게 집중해 행사할 수 있는 제도로, 소액주주의 경영 참여를 보장하는 장치다. FCP에 따르면 방경만 사장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를 통해 50.9%의 득표율로 간신히 당선됐으며, 내부 우호 지분 13%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지지율은 38%에 불과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도 지난 1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해당 안건에 반대 의견을 냈다. ISS는 기업 지배구조와 주주권익 보호 측면에서 이번 안건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KT&G의 주요 대주주는 국민연금과 기업은행이다. FCP는 “대주주이자 국가기관인 두 기관이 이번 안건에 명확한 근거를 밝히지 않고 투표한다면 대한민국의 기업 거버넌스에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KT&G는 “사내외이사의 통합집중투표로 대표이사 사장 선임이 부결될 경우 공정한 절차에 따라 추천된 사장후보가 적시에 선임되지 못해 경영공백이 발생하고, 기업가치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국내외 유력 기관투자자와 주요 주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코자 본 안건을 상정했다”고 설명했다.
KT&G는 ISS의 반대입장에 대해서도 “정관 변경의 취지에 대한 심도있는 분석이 부재한 상태로 자체 정책을 기계적으로 적용해 반대를 권고한 것”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김호윤 기자 khy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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