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임성엽 기자]서울시 주택공급 상황을 두고 부동산업계와 서울시 입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올해와 내년 준공 전망 수치를 근거로, 서울시는 부동산시장 안정 등 낙관론을 내세우지만, 부동산업계에선 내년 준공 수치가 반 토막 나는 점을 근거로, 공급절벽이 심화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4일 보도자료를 배포해 “올해 서울시 입주물량 4만7000호 중 30.9%(1만4000호)가 강남 4구에 집중돼 있어, 강남 4구 지역 집값 안정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시가 강남 4구를 콕 집어 언급한 이유는 토지허가거래제 해제 이후 폭등하고 있는 이 지역 아파트 시장 진화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의 ‘3월 둘째 주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송파구는 전주 대비 0.72% 상승했다. 강남구도 0.69%, 서초구도 0.6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3구 전 지역이 2018년 이후 7년여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것이다.
서울시는 올해와 내년, 2년 입주 전망을 근거로 ‘충분한 주택공급 신호’를 전달할 수 있다고 봤다. 서울지역에 올해(4만7000호)와 내년(2만4000호)을 더해 총 7만1000호 수준의 아파트공급량은 지난 2년(2023년~지난해) 입주물량 6만9000호를 넘어서는 수치라는 설명이다.
반면, 주택업계의 시각은 내년 입주물량에 초점을 맞췄다. 7만1000호의 공급량이 중요한 게 아니라, 당장 내년 입주물량이 47.70% 감소해 역대급 공급절벽이 도래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토허제 해제 이후, 서울시 아파트 가격은 강남3구를 넘어 서울 전체 가격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원의 3월 둘째 주 아파트 가격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0% 상승했는데, 이는 2월 둘째 주 이후 5주 연속 상승한 수치로, 상승폭 또한 넓혀나가고 있다.
특히 올해와 내년 공급물량 7만1000호 중 2만6000여호는 공공주택, 청년안심주택,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역세권 활성화와 일반건축허가까지 모두 포함한 비(非)정비사업을 통한 공급 수치다. 실수요층인 일반 수요층에 풀리는 물량은 올해와 내년 4만4000호에 불과하다. 내년엔 서울시 전망으로도 1만2644호(정비사업 물량)에 그친다.
이 같은 공급절벽은 이미 수년 전부터 예견됐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8만3000호였던 서울시 주택건설 인허가 실적은 2022년 4만3000호, 2023년 3만9000호까지 떨어졌다. 통상 공동주택은 인허가 이후 착공과 분양을 거쳐 2~3년 뒤 준공하는 기간을 고려하면, 이는 현재 공급절벽 상황과 명확히 맞물린다.
업계에서는 서울 관내의 아파트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폭등 현상은 상당기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오세훈 시장 부임 전 5년간(2016~2020년) 아파트 준공 물량은 연평균 7.84만호에 달했다. 반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준공 물량은 연평균 5.6만호에 불과하다.
또 올해 서울시 착공 예상 물량은 3만3000호, 내년 2만3000호, 2027년 3만4000호에 불과해 공급부족 사태는 단기 해소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주택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시의 주택공급 전망에 동의하기가 어렵다. 지금도 선행지표인 인허가 건수도 급감한데다 인허가를 받은 사업장부터 착공까지 돌입한 사업장들도 공사비 갈등에 공기연장 문제까지 산적하다”며 “서울시는 정비사업과 관련해 행정기간 단축이란 근시안적 규제철폐에 매몰되지 말고, 현실을 똑바로 진단해 과도한 기부채납, 임대주택, 교육시설 등 사업지연과 중단을 가져오는 실체적인 규제 해소를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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