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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납득 어려운 美 ‘민감국가’ 지정, 동맹 신뢰 깨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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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3-16 16:15:05   폰트크기 변경      

미국 에너지부가 한국을 원자력ㆍ인공지능(AI)ㆍ양자 등 첨단기술 협력이 제한될 수 있는 ‘민감국가 리스트’에 추가했다. 지난 1월 전임 바이든 대통령 퇴임 직전 조처로, 2개월이 넘어 최근 뒤늦게 확인된 것이다. 다음달 15일 그대로 발효되면 한국인의 관련 업체 취업은 물론 연구기관 방문 및 기술협력 등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외교안보 경제 분야의 한미동맹에 금이 가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국가안보, 핵 비확산, 경제안보 위협, 테러지원, 지역불안정 등의 정책적 이유로 민감국가로 지정하고 있다. 북한ㆍ이란을 테러지원국으로, 중국ㆍ러시아를 위험국가로 분류하는 식이다. 하지만 최하위 개념인 ‘기타 지정국가’라 해도 혈맹인 한국을 이들 국가와 같은 범주인 민감국가에 포함시킨 조처를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미국은 지정 배경도 밝히지 않고 있다. 비상계엄과 국내 독자 핵무장론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추론만 무성하다.

우리나라에 별도 언질이 없었다는 점은 더 심각하다. 발효 시점이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마저도 비공식 경로로 확인됐다. 조태열 외교부장관이 최근 국회 답변에서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을 뿐이다. 정부는 겉으로는 한미 동맹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지만 소통 부재, 외교 실패의 민낯을 드러낸 셈이다. 지도부 공백 사태를 감안해도 사실관계 확인 소홀, 늑장 대응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민감국가 발효일은 4월15일이다. 미국의 입장을 되돌리기까지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 가용한 외교적 역량을 총동원해 트럼프 행정부를 설득해야 마땅하다. 미국은 전임 정부의 핵그룹 협의 약속을 파기하는 게 아니라면 민감국가 지정 배경과 해제 가능시점이 언제인지 분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여야 정치권도 미국이 동맹의 신뢰를 섣불리 깨지 않도록 한목소리로 촉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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